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의 현직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7일(이하 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의 지원유세에 나선다.
오바마 대통령은 명연설가로 유명하다. 지난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존 케리 대선후보를 위한 기조연설을 했고, 강렬한 연설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연설은 오바마가 백안관으로 향하는 가장 큰 기반이 됐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후 2008년과 2012년에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을 한 바 있다.
이날 오바마의 연설은 30분 정도로 예정돼 있다. CNN이 입수한 연설문 중 일부에 따르면 오바마는 힐러리 클린턴이 얼마나 '준비된 후보'인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이날 연설에서 "대통령이 되기 위한 완벽한 준비란 있을 수 없다. 젊은이들을 전쟁터에 보내고 세계적인 위기를 관리하는 것과 같은 일들은 직접 그 자리에 앉아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힐러리는 그 곳에 있었던 경험이 있다. 그리고 이런 결정들이 만들어지는 데 참여했다"라면서 힐러리 클리턴의 영부인과 정치인으로서의 경력을 강조할 예정이다.
한편 오바마는 이날 전당대회에서의 연설을 할 뿐만 아니라 올 가을로 예정된 힐러리 클린턴의 유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행보와는 대비되는 것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8년 전당대회에도 불참했으며, 선거 유세에서도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같은 오바마의 적극적 행보가 클린턴의 당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일단 오바마의 높은 지지율은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이번달 ABC 뉴스와 워싱턴 포스트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의 지지율은 무려 56%에 달했다. 이는 2008년 집권 초기 이래로 가장 높은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치보좌관 출신이자 현재 CNN의 정치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데이비드 액셀로드는 "지금 이 시기에 56%라는 지지율은 매우 높은 것이다"라면서 "자기 당의 후보를 위해 이렇게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대통령은 처음이며, 게다가 그는 인기가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오바마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리기 때문에 일부 유권자들에게는 오바마의 활발한 지원유세가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미국 근대사에서 첫 민주당의 정권계승이 이뤄지게 된다. 이는 곧 지난 8년동안 오바마가 추진해 왔던 진보적인 정책들이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2016년 오바마의 연설은 클린턴뿐만 아니라 자신의 진보적인 정책의 유지를 위한 것이 될 것이다"라고 CNN은 분석했다.
한편 이날 연설을 위해 오바마는 수주동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당대회 첫날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의 연설이 엄청난 호평을 받으면서, 이에 자극받은 오바마가 최근에는 새벽까지 깨어서 연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이날 부통령인 조 바이든 역시 전당대회에 참석에 오바마에 앞서 연단에 등장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힐러리 클리턴의 경제 정책과 관련된 내용을 이야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측은 "지난 8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클린턴이 왜 중산층의 편에 설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다"라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