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최대 통신업체 버라이즌이 야후의 핵심 자산을 48억 달러(약 5조5천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하여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이 25일 보도했다.
야후의 핵심 인터넷 사업과 일부 부동산이 포함된 이번 자산의 인수 가격은 닷컴 호황일 때 야후의 시가총액이 1,250억 달러에 달하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AOL과 야후 통합 사업부는 작년 버라이즌에 합류한 팀 암스트롱 전 AOL CEO가 운영하고, 마르니 왈든 버라이즌 수석 부사장이 총 책임을 맡을 예정이다.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는 이번 인수 협상으로 계약이 종료되지만 5,000만 달러(약 570억원)의 보상금을 받게 된다.
지난 4월 검색, 이메일, 광고, 미디어를 포함한 야후의 핵심 사업 인수 협상이 시작된 이후 버라이즌은 꾸준히 유력 후보로 꼽혀왔다. 이번 인수전에는 미국의 또다른 통신사인 AT&T와 베인 케피탈과 같은 사모펀드 등 여러 업체들이 뛰어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버라이즌은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온라인 광고 사업으로 확장해왔다.
버라이즌은 온라인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이를 이용한 온라인 광고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현재 버라이즌의 온라인 콘텐츠 자산에는 허핑턴포스트, 작년 AOL 인수로 얻게 된 테크크런치,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모바일 전용 동영상 서비스인 고90 등이 있다. 여기에 야후 인수로 금융, 스포츠 ,뉴스와 같은 야후 사이트에서 수백만 명의 이용자를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버라이즌은 스마트폰에서 추출한 자료를 AOL와 야후의 디지털 광고 시스템에 연계해 구글과 페이스북에 경쟁하는 대항마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들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e마케터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690억 달러 규모의 디지털 광고 매출 중에서 구글은 38%를, 페이스북은 15%를 각각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 AOL의 비중은 1.8%에, 야후는 3.4%에 그칠 전망이다. 둘을 합쳐도 5.2%다.
이미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야후의 입지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16년 야후의 디지털 광고 매출은 23억2000만 달러로, 2014년 대비 8.7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보탈 리서치의 브랑라언 위저 애너리스트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아닌 다른 시장 플레이어들은 상당한 역풍에 직면해있다"며 "지속적인 투자가 수반되어야 실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야후는 보유 중인 3,000여 개 특허도 매각할 계획인데 그 가치는 1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버라이즌이 야후의 특허 인수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일본법인 야후 재팬과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주식은 야후가 그대로 보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