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백현철·엄주연 인턴 기자 = “분양권 거래량이 꾸준히 있던 올 봄에 비해 확실히 최근 주춤하다. 매스컴에서 비추는 다산신도시 모습보다는 조용한 분위기다. 분양이 있으면 보통 문의 전화가 걸려 오곤 하지만 조용한 상황이다.” (다산신도시 A공인중개업소 대표)
미분양 청정 지역으로 불리는 다산신도시가 조용하다. 한 때 분양을 했다 하면 웃돈(프리미엄)이 수천만원이 붙어 거래가 활발했던 때와 다르게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데이터상으로 보여지는 것과 달리 현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지난 22일 문을 연 ‘다산신도시 유승한내들 골든뷰’ 모델하우스 현장에는 여느 때와 달리 장사진을 치고 있던 떴다방(이동식중개업소) 업자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도 정부의 불법 분양권 거래 단속으로 위축된 분위기를 들을 수 있었다.
모델하우스 인근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난달부터 시에서 불법 분양권 거래 단속을 실시하면서 떴다방도 사라지고, 불법 전매 움직임도 뜸해졌다”면서 “청약을 하면서도 전매 제한 단속이 신경 쓰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매수 문의를 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수도권 일대 투기지역으로 꼽히는 택지지구에 대한 불법 분양권 거래 단속을 시행했다. 이 가운데 다산신도시는 위례, 강남, 동탄 등과 함께 단속 지역으로 선정돼 집중 단속을 받았다.
다산신도시는 정부의 단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분양권에 웃돈을 부르며 열기를 달궜지만, 최근에는 그런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전언이다. 최근 분양한 한양 수자인 2차에는 특별공급에 20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었을 뿐 일반공급에는 웃돈이 붙지 않았다고 중개업자들은 전했다.
오히려 상품 가치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웃돈을 불러 시장 왜곡을 불러 왔다는 불만도 있다. 현지 D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웃돈은 공식 분양가가 아니기 때문에 전후 상황을 고려해서 적당히 올려야 하는데, 프리미엄을 높게 잡아서 오히려 거래가 안 된다”며 “업자들이 웃돈을 높게 잡아놔서 중개업소는 돈을 못 벌고, 소비자들도 비싸게 돈을 주고 사야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 분양가 견제로 강남 시장이 주춤하면서 투자 수요가 유망한 다산신도시로 옮겨 왔다는 분석도 있다.
최동명 다산제일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다산신도시가 강남에 비해 집값이 싸고 강남 접근성이 우수한데 비해 그동안 저평가를 받아 왔었다”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괜찮다는 평이 많기 때문에 강남 투자 수요가 이곳으로 옮겨와 더욱 불을 붙이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 분양을 하는 지금지구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지금지구에는 7월 금강주택의 ‘금강펜테리움 리버테라스 1차’를 시작으로 8월 반도건설 ‘반도유보라 메이플타운’, 8월 아이에스동서 ‘남양주 에일린의 뜰’, 금강주택 ‘금강펜테리움 리버테라스 2차’, 신안종합건설 ‘신안인스빌’ 등 6350가구가 본격적으로 공급된다.
하지만 지금지구의 가치와는 달리 분양가가 높게 형성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특히 그린벨트 일색이었던 진건지구에 비해 지금지구는 상업시설 및 개인 소유 땅이 많아 토지 보상비 등이 많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분양을 준비하는 건설사들도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분양가를 고심할 가능성이 크다.
주춤했던 분양권 거래는 하반기 본격적으로 재개될 전망이다. 9월부터 유승한내들 센트럴(9월), 아이파트(10월), 반도유보라 메이플타운(11월), 한양수자인(12월) 등의 전매제한이 순차적으로 풀릴 예정이다.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올 봄에 비해 최근 주춤하긴 하지만, 소강 상태로 보고 있다”면서 “가을에 전매 제한이 풀리는 단지들이 있기 때문에 그때 다시 한번 붐업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