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2~3년전 전국 곳곳에 넘쳐나던 빙수전문점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2~3위를 다투던 업체들의 매장수가 빠르게 줄고 있는 데다, 주말 대기순번이 500번을 넘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곳은 적자전환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3년 4월 처음 문을 연 프랜차이즈 빙수전문점인 옥루몽은 지난해 57개 매장에서 2016년 7월 현재 2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밀크빙수의 원조'라고 불리던 밀탑은 2014년 1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지난해 86억원으로 14%가량 줄었다. 영업이익은 무려 840% 줄어 7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업체는 그나마 어느 정도 매출 규모를 갖고 정보공개서를 제출한 회사들이며, 최근 2~3년간 100개가 넘는 빙수전문점이 생겨났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2013년부터 '눈꽃 빙수'로 큰 인기를 끈 설빙만이 매장 수 500여개를 유지하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빙수 시장 자체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빙수전문점이 외면받는 이유는 베이커리, 커피전문점과의 제품 차별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베이커리 업체와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파스쿠찌 등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에서 빙수전문점 수준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별한 기술력보다는 기계만으로도 충분히 빙수를 만들 수 있고, 식품대기업의 연구·개발이 더해지면서 신제품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특화된 몇 종류의 빙수만 판매한 것도 빙수전문점의 실패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극성수기인 여름 외에 다른 계절에는 매출이 급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빙수전문점에서는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설빙은 올여름 과일음료 '열매한잔'을 출시해 음료군을 강화했다.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중국과 일본 진출에 이어 중동,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미국, 호주 등 10여개 국가의 진출을 위한 조율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콘셉트를 그대로 베낀 미투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빙수전문점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며 "'빙수'라는 국한된 메뉴보다 디저트, 음료 등 다양한 라인업 확장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