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포대는 해발 383.4m 고지대에 있으며, 160여명이라는 소수 병력으로 운용되고 있다. 호크미사일 발사대는 차량이나 헬리콥터로 운반이 용이하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를 위한 별도 용지를 매입할 필요가 없고, 성주포대가 이동하기에 수월하다. 군 당국은 성주포대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사드를 이 자리에 배치할 계획이다.
◆ 군사적 효용성 고려한 최선의 선택
한미 양국은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에 대해 군사적 효용성을 고려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사정권에서 벗어나 있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성주에서 휴전선까지의 최단 직선거리는 240㎞가 넘는다. 최대 사거리가 200㎞로 알려진 북한의 신형 300㎜ 방사포가 닿지 않는다.
유사시 미군 증원 전력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부산항과 김해공항이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는 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성주 인근 칠곡 미군기지와 대구 미군기지는 막대한 전쟁 물자와 전투 장비가 비축된 주한미군의 핵심 병참기지다. 북한의 공격으로 이 지역이 피해를 입을 경우 미국의 전쟁 수행 능력에 큰 타격을 입어 한국 방어가 힘들어진다.
성주 인구가 다른 후보지에 비해 적어 지역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성주군의 전체 인구는 약 4만5000명이며, 성주포대가 주둔 중인 성산리 일대는 약 2800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성산리 일대는 성주읍과 약 1.5㎞ 떨어져 있고, 고지대에 있어 사드가 배치되더라도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은 편이다.
성주가 행정구역상 동해안 쪽에 위치해 사드 배치에 극력 반대하는 중국을 설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성주에 사드 레이더가 배치되면 북한의 모든 지역은 탐지 범위에 들어가지만 중국은 산둥 반도의 끝부분과 북중 접경 일부 지역만 포함된다.
◆ 수도권 방어 한계·주민 반발·추가 비용 과제도
군사적 효용성을 고려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군 당국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사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방어 한계 지적과 지역 주민들의 반발, 비용 증가 우려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사드의 최대 사거리는 200㎞다. 성주에서 200㎞ 정도 떨어진 지역은 경기 오산이다. 성주에 배치되는 사드로는 수도권 남쪽까지만 방어가 가능한 것. 사드 성주 배치는 결국 주한미군 보호용이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방어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군 당국은 사드를 성주에 배치하는 대신 패트리엇(PAC)-2의 개량형으로 올해 도입되는 PAC-3 요격미사일로 수도권을 방어하는 전략을 세웠다. 군 당국은 “패트리엇 1개 포대로 서울 방어가 가능하다”며 문제 없다는 입장이지만 수백 발의 스커드 탄도미사일과 수천 문의 방사포 등 수도권에 위협적인 북한의 무기를 막기에는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성주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도 풀어야 할 과제다.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궐기대회를 열고 국방부를 항의 방문하는 등 강력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특히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 군 당국이 사전에 어떤 설명이나 양해도 구하지 않아 주민들의 배신감과 상실감은 더욱 큰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이 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한 이날 황인무 국방부 차관이 성주군수를 직접 만나 사드 배치에 대해 설명했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기라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사드 배치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사드 비용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미국이 장비 및 운영비용을 부담하게 되지만 성주포대를 옮기게 되면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성주포대 면적이 좁아 사드 포대가 자리 잡기 위해 추가 부지를 조성할 경우에도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