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털어낸 엘리베이터 그룹서 역할 커질까

아주경제 김부원·김은경 기자= 현대엘리베이터가 새 현대그룹 주력사로서 얼마나 역할을 확대할지 주목받고 있다. 이미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부실 계열사 지원에 대한 우려가 줄면서 최근 한 달 남짓 만에 10% 넘게 뛰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5월 들어 전날까지 5만7800원에서 6만4400원으로 11.42% 상승했다. 현대상선 관련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에서 실시하는 감자로 지분이 17.5%에서 3%로 낮아진다"며 "위험요소로 여겨졌던 지분법 손실, 추가 지원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도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 자회사를 사들이는 바람에 불어난 영업손실 때문에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낮아졌다"며 "그러나 현대종합연수원을 끝으로 더 이상 인수할 규모 있는 회사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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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에서 실적 전망도 괜찮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엘리베이터가 동남아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이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매출 증가세가 확인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거 현대상선이나 KB금융지주에 팔린 현대증권이 총수 측 개인회사를 지원하던 역할이 현대엘리베이터에 집중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예를 들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가가 약 62% 지분을 가진 현대U&I는 2015년 국내외 전체 매출 1285억원 가운데 약 47%에 해당하는 599억원을 현대상선, 현대증권, 현대엘리베이터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로부터 올렸다.

현대U&I에 대한 매출 기여도를 보면 현대상선이 307억원으로 가장 컸다. 현대증권은 143억원으로 두번째로 많았다. 이에 비해 현대엘리베이터는 80억원어치 상품·용역을 현대U&I에서 사들여 3위에 그쳤다.

현대U&I는 같은 해 1300억원에 가까운 매출, 100억원에 맞먹는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순손익에서는 50억원대 적자를 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계열사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온 현대U&I 입장에서 이제 남은 회사는 사실상 현대엘리베이터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