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1일 경기도 남양주시내 한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폭발로 인한 붕괴사고로, 작업 중이던 근로자 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이번 남양주 붕괴사고는 다리 아래 지하 공사현장에서 철근 용단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서모(52)씨·김모(50)씨·정모(60)씨·윤모(62)씨 등 근로자 4명이 숨졌다. 숨진 근로자들은 남양주한양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또 안모(60)씨와 심모(51·중국인)씨 등 근로자 10명이 부상해 인근 병원 4곳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퇴원했거나 치료 중이다.
폭발 충격으로 상부에 있던 사망자 1명은 바깥으로 튕겨나가 숨졌으며, 지하에 있던 사망자 3명은 15m 아래에 그대로 고립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부상자 중 전신 3도 화상을 입은 심씨 등 3명은 중상이며, 안씨 등 5명은 오전 중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이번 사고는 진접선 건설현장에 위치한 금곡리 주곡2교 아래 개착 구간의 철근조립 공사 중 발생했다고 공사 발주처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밝혔다. 서울 당고개와 남양주 진접을 잇는 지하철 4호선 연장 공사현장이다.
이곳에서는 다리 아래 지하철 통과 구간의 교각(다리 하부구조)을 보강하는 구조물 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사고 당시 다리 아래 가로 10m, 세로 2m, 깊이 15m의 공간에서 작업자 10명이 지하 바닥에서 양쪽으로 나뉘어 작업 중이었고, 2명은 상부에서 일던 중이었다. 또 다른 부상자 2명은 현장 바깥 사무실 근처에 있었다.
이들을 포함해 이날 투입된 작업자는 모두 17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3명은 다치지 않았다.
근로자들은 오전 7시에 작업을 시작했다가 30분도 채 안 돼 참변을 당했다.
구조물 설치 전 튀어나온 철근을 절단하기 위해 용단작업을 하던 중 폭발이 일어나면서 붕괴사고가 났다.
소방당국은 "공사현장에서 용단 작업 중 연료로 쓰이는 가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발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쾅'하는 폭발음이 들렸다고 목격자들은 진술했다. 근로자 김모(46)씨는 "엄청나게 큰 폭발음이 들리더니 앞이 확 뿌옇게 변했다"면서 "강한 폭풍을 느꼈는데, 나 말고 주변 사람들이 다 넘어졌다"고 전했다.
붕괴사고가 난 진접선의 시공사는 포스코건설이며 사고를 당한 근로자들은 모두 포스코 협력업체인 '매일ENC' 소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고현장에 상황실을 설치했고 원인이 폭발로 추정되지만 현장에 들어가서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면서 "협력업체는 철근을 자르는 매일ENC"라고 밝혔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박승환 남양주경찰서장을 수사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설치해 사고원인과 관리 책임, 과실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시공사인 포스코 건설, 협력업체인 매일ENC, 당시 현장 근로자 등 20∼30여명의 공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다각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또 폭발 원인으로 지목된 가스와 관련, 밸브가 사전에 열려 있었거나 가스관에 이상이 있었는지, 혹은 이미 구덩이에 가스가 차 있었는지 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
관리 감독 책임자와 근로자들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도 조사 중이다.
수사본부는 이날 공사현장에 설치됐던 폐쇄회로(CC)TV를 확보했으며, 과학수사반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사 등과 함께 합동감식을 벌였다.
또 오는 2일 오전 사고 관련 브리핑을 열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상자가 위독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구조작업에는 소방 장비 19대와 구조대원 등 인력 97명이 동원됐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과 강호인 국토부 장관도 붕괴사고 현장을 방문해 현장상황과 사고 원인 등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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