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하면된다 정신으로 무장한 임원급 세대는 Y세대를 무개념이라 무시한다. 삶의 질을 추구하는 Y세대는 임원급 세대를 꼰대라 불신한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1일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기업문화와 기업경쟁력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최 대표는 “꼰대와 무개념 시선에 꽉 막힌 기업내 소통을 해결하려면 팀장급 ‘낀 세대’의 적극적인 소통과 조율이 필요하다”며 “빠른 실행력에 기반한 과거 성공공식만으론 저성장시대 극복이 힘들다.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는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성공 DNA를 기업내부에 형성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권위주의적 리더쉽의 합리적 재정의 △혁신친화적 민첩한(agile) 조직풍토 확립 △경쟁력 있는 경영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저성장 위기 극복을 위해선 낡고 병든 기업문화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대한상의는 컨퍼런스 참가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98.4%가 “기업경쟁력은 기업문화에 영향받는다”고 답했다. 91.0%는 “현재 기업문화로는 경쟁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답하는 등 기업문화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정동 서울대 교수는 ‘한국산업 경쟁력 위기, 기업문화에서 원인과 해법을 찾다’에 대한 발표를 통해 최근 조선․해운업의 위기를 예로 들며 내적 성찰 없이 선진국 따라잡기에 올인해온 국내 기업문화의 한계를 지적하고, 관행화된 업무방식과의 과감한 결별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시장에 없는 신산업을 선점하려면 먼저 신산업에 대한 개념설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존의 잣대로 새로운 시도를 검열하고, 목표를 먼저 세우고 성공여부에만 집착하는 현행 방식으로는 확보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창의와 혁신은 실패에서 시작해 축적으로 완성되는 만큼 실패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인식해 시행착오를 독려하고 경험을 축적하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기업문화 선진화를 통한 경쟁력 개선사례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SK텔레콤은 “통신회사에서 플랫폼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3~4인으로 스타트업 캠프를 구성해 자율권을 부여한 후, 성과에 대해 과감한 보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하는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도 시도하여 “나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가? 나는 아직도 검토만 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노(No)를 노(No)라고 이야기하는가?” 등의 업무수칙도 소개했다.
소통과 유연한 기업문화 정착을 위해 일하는 공간 자체를 혁신한 유한킴벌리의 사례발표도 있었다. 유한킴벌리는 임직원들이 정해준 자리에서 일하는 시간이 임원은 35%, 사원은 46%에 불과하다는 점에 착안해 자기 자리가 없는 스마트오피스와 스마트워크센터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직원의 직무몰입도는 76%에서 87%로, 일과 삶의 만족도는 77%에서 86%로 올랐으며 특히 기업들이 애로를 많이 겪고 있는 소통지수는 65%에서 84%로 크게 좋아졌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매년 6억원의 원가절감 및 온실가스 감축효과역시 거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기업의 사례로는 구글코리아가 “구글의 경쟁력은 회사에 속한 개개인이 가치를 공유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나누며 소통하는 문화에서 나온다”며 소통과 가치공유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는 국내 기업인 500여명이 몰려, 기업문화 개선에 대한 기업들의 열망을 확인할 있었다.
전인식 대한상의 기업문화팀장은 “기업이 아무리 시설투자를 늘리고, 좋은 인재를 영입해도 물적 자본과 인적 자본을 결합해 아웃풋을 내는 기업운영의 소프트웨어가 낙후되면 좋은 성과를 얻기 힘들다”며 “대한상의는 기업문화 선진화 실무포럼을 구성해 한국기업의 일하는 방식이 무엇이 어떻게 문제인지 밝히고 해결책을 찾아서 제시하는 작업을 하나씩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