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솔로 데뷔부터 첫 번째 정규앨범 발매까지 꼬박 1년 5개월이 걸렸다. 자신의 이름 걸고 내는 첫 정규앨범에서 종현은 지난 시간 동안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입증했다.
종현이 샤이니가 아닌 솔로가수로 대중 앞에 선 건 지난해 1월이다. 그해 1월 12일 발매된 첫 번째 미니앨범 '베이스'로 그는 아이돌이란 수식어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같은해 9월 종현은 첫 번째 소품집을 발표했다. '이야기 Op.1'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앨범은 종현이 라디오 DJ로 있으면서 들은 청취자들의 사연에 종현 자신의 이야기를 더해 만든 앨범이다. 하나의 큰 주제를 바탕으로 한 소곡들을 담은 '소품집'이라는 타이틀을 이 앨범에 붙인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돌 그룹 멤버가 소곡을 모은 소품집을 발매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솔로 뮤지션으로서 종현의 행보는 특별했다.
그리고 다시 8개월 만에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건 첫 번째 정규앨범 '좋아'를 발매했다. 동명의 타이틀 곡 '좋아'부터 마지막 트랙 '슈트 업'까지 종현의 손이 닿지 않은 곡이 없다. 그는 9개의 수록곡 전곡 작사에 참여했고 두 번째 트랙 '화이트 티셔츠'를 제외한 모든 곡의 작곡에도 이름을 올렸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종현의 이번 앨범이 한국적 색채와 싱어송라이터로서 종현 자신의 색채를 잘 드러내면서도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서 추구해온 세련미와 기획성이란 잣대에 견줘도 부족하지 않다는 점이다.
타이틀 곡 '좋아'는 마치 '데자-부'의 연장선상처럼 느껴질 정도로 경쾌하면서도 펑키한 느낌이 나는 곡이다. 작사가로서 종현은 샤이니의 '줄리엣'과 '뷰', '오드아이', 솔로곡 '데자-부' 등을 통해 사랑하는 여성을 기분 좋게 찬양하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음을 드러냈다. '좋아'에서도 역시 그는 '자그마한 눈. 너의 눈빛이 좋아. 좀 진한 눈썹. 나는 그런 게 좋아'라며 마음에 든 상대를 마음껏 띄워준다. 여기에 밀어내는 듯한 창법으로 반복되는 '좋아'라는 단어는 곡에 끈적한 느낌까지 부여한다.
그러다가도 7번 트랙 '칵테일'로 가면 그가 비단 작사에만 힘을 쓰는 게 아니라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칵테일 베이스를 깔듯 여러 멜로디가 촘촘히 겹쳐진 이 곡은 종현이 트렌디함 뿐 아니라 곡의 완성도에서도 눈을 떼지 않고 있음을 자각하게 한다.
종현은 23일 열린 쇼케이스에서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의 '세계관'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 세계관을 다음 앨범에서도 확인할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