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결혼하고 나서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어요.”
배우 윤상현에게 ‘사랑꾼’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건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했다. 작사가 메이비와 결혼한 뒤 인생이 바뀌었다며 웃는 그에게는 따뜻한 남편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 짊어지는 책임감마저 아름답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흔히 우리는 결혼을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고 한다. 사람에게 있어서 행해야 할 가장 큰일이라는 뜻이다. 윤상현의 인륜지대사는 성공적이었다. 그에게 결혼 전과 결혼 후의 삶은 가장으로서는 물론, 배우로서도 성장하게 만든 계기였다.
“드라마를 찍고 새벽 늦게 집에 들어가면 아이가 깨서 절 보고 웃더라고요. 그게 너무 고마웠어요. 또 TV를 보면서 아빠가 나오면 웃어요. 그런 걸 보면 한 장면 한 장면 잘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결혼하고 나서는 더 열심히 드라마를 찍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언젠가 우리 아이가 저의 연기하는 모습을 볼거잖아요. 자신 있게 보여주려면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야겠죠. 그래서 ‘욱씨남정기’를 더욱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윤상현은 지난해 2월 작사가 겸 가수 메이비와 만나 결혼했다. 짧은 연애기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향한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결혼에 성공했다. 그리고 윤상현의 본격적인 ‘사랑꾼’ 행보는 시작됐다. 그리고 윤상현은 5개월 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을 품에 안았다. 2년 사이에 배우 윤상현에서 ‘남편’ ‘아빠’라는 이름표가 두 개나 따라붙었다. 그리고 그는 ‘국민 사랑꾼’이라고 불릴만큼 ‘아내 바보’ ‘딸 바보’가 됐다.
“아내(메이비)가 계속 모니터링 해줬어요. 집에서는 가정교사에요.(웃음) 노래 연습하고 있으면 ‘가사 꼭꼭 씹어서 불러’라고 하죠. 저는 웬만하면 와이프 말엔 따라요. 와이프 말 들어서 안 된게 하나도 없거든요.(웃음) 아내는 제 인생에서 정신적 지주에요. 전 되게 어린아이 같고 단순하고 생각이 짧은데, 그런 부족한 부분을 아내가 많이 채워줘서 너무 고맙죠.”
그렇다면 윤상현은 어떻게 사랑꾼이 됐을까.
“저희 아버지는 굉장히 보수적이셔서 어머님과 상의하시기 보다는 독단적으로 결정하실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싸우시는 경우가 있었죠. 부모님이 싸우시는 걸 많이 보면서 자랐어요.(웃음) 어머님과 상의를 하고 일을 저지르셨으면 그나마 데미지가 적었을 텐데 말이예요. 아버지께서 땅을 사고 팔고 하시다가 많이 손해를 보셨어요. 하지만 전 그런 성격이 못 돼죠. 돈이 들어오면 투자를 하고 그런 게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면서 하는 일이 되게 중요하잖아요. 음악도 해야하고, 등산, 낚시도 가야하고 가족들과 여행도 해야하고요. 그런 생각을 하면 실천을 꼭 해야하는 성격이죠. 가족들과 함께 하는 걸 좋아해요. 어렸을 때 부모님과 어딜 여행을 간다거나 한 기억이 없어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아빠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딸에게도 어릴 적에 좋은 기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실제로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윤상현의 대답에는 기-승-전-‘가족’이 있었다. 아내를 사랑하고 존중할줄 알면서, 딸을 향한 무한한 사랑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아내와 싸운적도 많아요. 의견충돌이 많이 있었어요. 서로 스타일이 워낙 다르거든요. 하지만 싸우고 저는 뒤에서 반성을 하게 되더라고요. 아내의 어떤 행동엔 이유가 있어서였는데 저는 그걸 모르고 화를 내버렸던 거죠. 지금은 저도 생각도 더욱 깊게 하게 된 것 같아요. 여자를 잘 만나면 바뀌긴 하나봐요.(웃음)”
자칫 팔불출 같아 보일지 모르는 아내 사랑이었지만, 그 모습이 얄밉지 않았다. 그게 바로 우리가 사랑하는 윤상현의 모습일테니까 말이다.
‘욱씨남정기’ 촬영이 진행된 3개월동안 윤상현은 가족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래서 당분간 육아에만 전념하겠다는 당찬(?) 계획을 말했다.
“드라마 찍느라 소홀했던 육아를 좀 하려고 생각 중이예요. 아내에게 너무 미안해요. 옆에서 같이 아이를 돌봐줘야 하는데, 자기 일도 하지 못하고 아이에게만 집중했거든요. 3개월 동안 너무 힘들어했었죠. 그래서 당분간은 집에서 육아를 좀 해야 할 것 같아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