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가보다 더 받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외식업계는 배달앱 중개 수수료가 이중가격제 도입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수료율이 10%에 육박해 팔면 팔수록 손해가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배달앱 메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관련기사 4면>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중가격제는 버거·커피 프랜차이즈를 비롯해 일반 식당 등에 확산하고 있다. 현재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KFC가 이중가격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 중 롯데리아는 지난 24일부터 배달 메뉴 가격을 세트메뉴는 1300원, 단품메뉴는 700~800원 더 받는다. 예를 들어 더블 한우 불고기 버거세트를 매장에서 먹는다면 1만4500원이지만 배달앱에서 주문하면 1만5800원이다.
도시락 전문점 한솥도시락도 10월 1일부터 이중가격제로 운영한다. 한솥도시락 측은 "최근 배달 플랫폼이 무료배달 서비스에 따른 각종 비용을 지속해서 인상하고 그 모든 비용을 가맹점에 부담하고 있다"며 "배달 매출 중 약 30%를 배달 플랫폼에 지불해 가맹점 수익이 남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중가격제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는 수수료를 포함한 배달 관련 비용 부담에 이중가격제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배달앱이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무료배달 혜택'을 내세우지만 이에 따른 비용을 배달앱이 가맹점주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배달앱 3사 중개 수수료율을 보면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가 9.8%, 요기요는 9.7%다. 10%에 가까운 중개수수료에 가맹점주들은 폐업 기로에 서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 27일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배달앱 시장 점유율 과반을 차지하는 배민이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정당한 이유 없이 수수료를 인상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현재 9만여 가맹점주들이 배달앱 수수료로 큰 부담과 고통을 겪고 있다"며 "약 20%에 해당하는 가맹점들이 문을 닫았을 정도인 상황에서 이중가격제 도입 외에 가맹점이 살아날 방도가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