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정부가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세금을 연초담배(궐련)와 형평성에 맞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 학교 정문에서 50m 안에서는 담배 광고를 금지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비가격 금연정책 추진안'을 10일 발표했다.
더구나 전자담배 사용자의 90% 이상은 일반 담배를 함께 피우고 있어 오히려 니코틴 흡입량이 늘었다. 비흡연자의 흡연을 유도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전자담배에도 유해 성분이 들어있는 만큼 일반 담배와 동일한 수준의 경고 그림, 광고·판촉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특히 연초담배와의 과세 형평 실현을 위해 제세 부담금 체계를 개편할 방침이다. 현재 전자담배는 니코틴 용액 부피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데, 세금을 적게 내려고 니코틴이 든 용액과 용액에 첨가하는 향료를 따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니코틴 함량에 따라 세금을 물리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청소년 흡연을 막기 위한 정책도 강화한다. 정부는 올해 안에 담배사업법과 건강증진법을 개정해 2018년부터 초·중·고등학교 교문에서 직선으로 50m 이내에 있는 학교 절대정화구역 내 담배 광고를 금지할 방침이다.
금전 보상을 받는 블로그 홍보, 경품이나 할인쿠폰 등을 제공하는 우회적인 담배 판촉도 제한한다.
일부 담배 회사가 내놓은 소량포장 담배의 출시도 금지하기로 했다. 가향·캡슐 담배의 경우 청소년 흡연에 미치는 영향과 유해성 등을 파악해 2018년까지 규제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오는 12월부터 시행되는 담뱃갑 흡연 경고 그림 제도와 관련해서는 차질 없은 시행을 위해 관련 시행령과 고시를 마련하기로 했다. 담배 진열 때 경고 그림을 고의로 가리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건강증진법 개정도 연내 추진한다.
복지부는 "2020년 성인 남성 흡연율 29%를 달성하고, 청소년을 담배에서 보호하기 위해 추가적인 비가격 금연정책을 마련했다"며 "정책 시행에 필요한 법률 개정 작업을 즉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담뱃값 인상 영향으로 지난해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사상 최초로 30%대로 진입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성인 남성 흡연율은 39.3%로 잠정 집계됐다. 2014년 43.1%보다 3.8% 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이는 역대 최고 감소 폭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