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강승원이 오랜만에 콘서트를 갖는다. 오는 16일 저녁 8시 홍대 라이브클럽 '타'에서 열리는 봄맞이 공연은 '내 마음의 먼지를 턴다: 강승원의 노후대책 두 번째'라는 제목을 달았다.
그는 서른 즈음에 그 유명한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작곡했고, 이후 지금까지 방송계에서 음악감독으로 활약해 왔다. 그는 지천명이 돼서야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노후대책'을 세웠단다. 늦어도 너무 늦게 세웠다!
우리 선조들은 봄이 오는 소리에 깨어나 집안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청소, 정리정돈 등을 해놓곤 했다. 청소한 만큼 마음이 깨끗하고 시원해지니 비록 몸은 힘들어도 '힐링'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활짝 열어둔 현관문과 창처럼 우리네 마음도 그렇게 열려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강승원의 콘서트 제목이 십분 이해가 된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강승원 1집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인 '달려가야 해' 등 그가 만들고 부른 노래를 비롯해 이적의 '나는 지금', 존 박의 '술', 윤도현의 '오늘도 어제 같은 나는', 윤하의 'Him', 박정현의 '그 겨울', 장기하의 'Digital World', 자이언티(Zion.T)의 '무중력' 등 다른 뮤지션들의 목소리로 불려진 그의 노래들을 감상할 수 있다. 작곡가인 그가 직접 부르는 노래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다. 해석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작곡가가 처음 지었을 때의 느낌 그대로의 감동은 어떤 색일까?
이게 전부가 아니다. 그의 앨범에 참여했던 뮤지션뿐만이 아니라 전인권, 성시경, 조정치, 바버렛츠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사전예고 없이 공연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동안 '이소라의 프로포즈' '이하나의 페퍼민트' '윤도현의 러브레터'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 있는 뮤지션들을 대중에게 소개해 왔던 그의 인덕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최근 '뜻밖의 만남' 콘서트에 강승원을 불러준 양희은은 꼭 만날 수 있을 듯하다. '솔로콘서트'라 쓰고 '쇼프로그램' 또는 '합동공연'이라고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흥미로운 점은 콘서트 날인 4월 16일이 그의 생일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그는 콘서트를 마친 뒤 친구들과 한 잔 하러 가지 않을까? 앞으로 2~3곡이 더 나오면 올 5월경에는 고대하던 '강승원 1집'이 나온다고 한다. 바쁜 와중에도 동물원 멤버였던 김창기의 '작은 콘서트' 등에 얼굴을 비추던 그를 콘서트장에서 만날 수 있어 즐겁다. 오랜만에 서른 즈음의 시절로 돌아가 아련한 추억의 돌담길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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