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MBC가 승부수를 제대로 던졌다. 주말 오전 시간대에 국내 스포츠가 아닌 미국 프로야구 MLB를 장장 4시간여 동안 파격 편성한다.
7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는 9일 첫방송을 앞둔 새 프로그램 'MLB라이브 2016'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정용준 스포츠 국장을 비롯해 스포츠국 백창범 제작부장, MLB 중계 책임을 맡은 함영승 PD 등이 참석해 이번 MBC의 메이저리그 중계가 갖는 의의와 기대를 밝혔다.
전 국민의 관심이 모아진 국가 대 국가전이나 올림픽·월드컵과 같은 전 세계인의 축제가 아닌 경기에 지상파 채널이 일주일에 4시간여를 꼬박 투자하겠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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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준 국장은 이 자리에서 "한 경기만을 갖고 4시간을 끌고 간다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라고 설명했다. 바야흐로 코리안 메이저리거 8인 시대. MBC가 택한 전략은 이원·삼원 생중계다. 즉, 한 경기에만 집중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중요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경기장을 연결해 MLB의 생생한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안방극장에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MLB 중계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MBC는 이 같은 좋은 자원을 다채롭게 이용할 에정이다. 월요일 밤 12시 30분에 방송되는 '메이저리그 다이어리'에서는 메이저리그 경기의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 보다 전문적인 방송을 위해 스포츠 전문 캐스터를 영입하는 전략도 펼쳤다.
MBC의 '야구 여신'이라 불리는 이재은 아나운서는 진행을 넘어 캐스터에까지 도전하고 싶다는 욕심을 냈다. 그는 "메이저리그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중계를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연경 아나운서는 컬투 김태균과 함께 'MLB 핫토크' 진행을 맡았다. 메이저리그에 대해 다루는 건 처음이라는 박 아나운서는 야구를 좋아하지만 아직 모르는 게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정용준 국장은 "'MLB라이브 2016'이 야구 중계로 쭉 가진 않을 것 같다.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보고 예능이나 다큐 등의 요소를 가미해서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두 명의 야구 여신과 전문 캐스터 강화, 프로그램 다양화로 MLB에 대한 다양한 변주를 펼치고 있는 MBC의 도전이 안방극장에서 먹힐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MLB라이브 2016'은 매주 토요일 오전 8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