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중국 진출 외자기업 ‘소비자의 날’ 리스크 관리해야”

2016-03-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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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 CCTV, 매년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통해 외자기업 고발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중국 기업은 물론 중국 진출 외자기업들에게 저승사자로 불리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중국 관영 CCTV가 ‘소비자의 날’인 3월 15일에 방영하는 소비자 고발프로그램 ‘3.15 완후이(晩會)’다.

방송을 통해 고발되면 해당기업은 신뢰 추락과 소비자의 외면, 뒤이은 매출격감 등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 진출 외자기업들은 ‘3.15 완후이’가 방영되는 ‘소비자의 날’을 중요한 리스크 중의 하나로 인식, 평소에 위기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인호) 상하이 지부에 따르면 CCTV는 지난 1991년부터 소비자 제보와 자체 취재를 통해 매년 3월 15일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제품과 기업을 고발하고 있다. 고발대상은 국내외 기업과 제품을 가리지 않는다.

문제는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매우 큰 데다 수개월에 걸쳐 은밀하게 취재를 한 후 터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소비자의 날을 전후해 기업들, 특히 외자기업들은 고발대상에 포함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해 하고 있다.

‘3.15 완후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고발대상에 외자업체와 제품을 반드시 포함하고 있다. 이를 두고 외자기업들은 외국산 수입제품이나 외자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국산으로 돌리고 자국기업을 측면 지원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올해 ‘3.15 완후이’에서 해외직구 제품의 문제점을 고발한 것은 중국 정부가 금년 4월부터 해외직구 상품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최근 중국내 입국장 면세점을 대폭 늘린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중국 진출 외자기업들이 이처럼 ‘소비자의 날’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것이 현실인 만큼 우리 진출기업들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도 늘고 있다.

상하이에 진출한 모 화장품업체의 경우 소비자의 불만이 접수되면 즉각 보고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전담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 업체의 경영진이 직접 상하이를 방문, ‘3.15 완후이’ 프로그램을 시청할 만큼 지대한 관심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상하이에 진출한 식품관련 모 업체 관계자는 주방위생, 오수처리 등 평소에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소비자의 날’에만 촉각을 곤두세우지 말고 평소에 품질관리와 서비스를 철저히 하는 등 ‘흠 잡히지 않는 경영’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영업활동 외에 기부나 봉사 등 현지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이미지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서욱태 무협 상하이 지부장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화장품, 식품 등 우리 최종소비재의 중국 진출이 늘고 있다”며 “중국 내수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진출기업이나 제품은 ‘소비자의 날’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전제하에 반드시 평소에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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