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군이여, ‘태양의 후예’ 같은 군대드라마를 만들자.”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일보(解放日報)의 22일자에 드라마 ‘태양의 후예’ 열풍에 대한 차분한 성찰이라는 제목의 칼럼에 실린 내용이다. 중국의 군 기관지가 외국 드라마를 언급하며 배워야 한다고 일침을 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 대륙에서 태양의 후예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컬럼은 이에 중국군 내 영상컨텐츠 종사자들은 강군(强軍)문화를 육성하고 국가문화를 번영시킨다는 고도의 책임감을 가지고 철저히 반성함으로써 재미있고 인기있는 군대 영상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컬럼은 최근 유엔연합훈련, 유엔평화유지군, 국제원조 등 방면에서 중국 병사들도 해외에 파견돼 있다며, 이는 중국군 영상종사자들에게 좋은 소재거리가 될 것이라고도 전했다. 특히 태양의후예가 좋은 귀감이 될 것이라며 중국 군대내 재미있는 이야기를 잘 포장해 영상작품으로 만들어 전 세계인들에게 들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지난 20일엔 공식 웨이보를 통해 '태양의 후예' 속 주인공들을 모방한 중국군인 캐릭터가 담긴 만화를 공개했다. 해외로 파견된 중국 유엔평화유지군을 모티브로 한 것이었다. 그만큼 중국군에서 태후를 얼마나 주목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송중기·송혜교 주연의 태양의 후예는 가상 국가 우르크에 파견된 군인과 의사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드라마다. 지난 달 24일부터 한·중 동시 방영된 이 드라마는 대륙을 뜨겁게 달구며 지난 21일 기준 중국 동영상사이트 아이치이에서 10억 뷰를 넘어섰다. 이런 속도라면 '별그대'의 누적 조회수 37억 뷰도 넘어설 것이란 게 시장의 반응이다.
드라마가 엄청난 인기를 끌자 중국 공안에서는 그 위험성까지 지적했다. 태양의후예 때문에 부부싸움이 잦아지는등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지자 공안이 이를 경고하고 나선 것.
중국 각 여행사에서 ‘태양의후예' 촬영지를 넣은 여행상품을 출시한 것도 드라마 신드롬 중 하나다. 루마마여행사는 최근 그리스 자킨토스 섬 여행을 끼워넣은 그리스 8박10일짜리 여행상품을 1만6980위안(약 300만원)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자킨토스는 태양의 후예 남녀 주인공이 데이트를 했던 곳이다. 또 다른 여행사인 알리트립 관계자도 “현재 태양의 후예 방영 이후 한국 그리스 주요 촬영지를 상품으로 만들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