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범 현대가가 청운동 시대를 사실상 마감했다.
범 현대가 관계자들에 따르면 21일 고 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 15주기 전일 열리는 제사를 맏아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한남동 자택에서 지낸다.
청운동 자택은 아산이 1958년 지은 뒤 생의 마지막까지 지내왔던 곳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유년 시절 청운동 자택에 머물며 할아버지와 할머니로부터 애정을 받아왔던 곳이기도 하다. 아산이 별세하기 전 청운동 자택은 정몽구 회장이 물려받았지만, 정몽구 회장이 살지는 않은 채 관리인을 통해 창업주 부부가 살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으며, 제사 때에만 범 현대가 가족들이 모였다.
청운동 자택에서 제사를 지낼 때에는 정몽구 회장의 부인이자 맏며느리인 이정화 여사가 챙겨왔으나 2009년 이 여사가 별세한 뒤 가족내 최고 어른인 정 명예회장의 3남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부인 우경숙 여사가 총괄해왔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변 여사의 제사 이후 올해 아산 제사도 한남동에서 지내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했으나 현대차그룹은 당일까지 장소가 결정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그만큼 범 현대가 내에서도 제사 장소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범 현대가가 정몽구 회장을 중심으로 결집되어 있고, 더 나아가 향후 수년 내에 장손 역할을 하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 시대를 열기 위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한남동으로 결정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제사에는 범 현대가 일가가 대거 참가할 예정이다. 정몽구 회장 부자 외에도 정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 명예회장의 조카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3남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등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6남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과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 정몽구 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 명예회장의 다섯째 며느리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도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어 21일 아산 기일에는 범 현대가 오너 일가와 각 계열사 사장단들이 고인이 잠들어 있는 경기 하남시 창우동에 자리한 고인의 묘소를 참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