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평가 기준이 도입되면 보험사의 재무재표는 물론, 보험상품, 영업, 개발, 자산운용, 보험료 등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한국회계기준원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IFRS 4(보험회계기준) 2단계: 한국의 제안에 대한 IASB 결정사항 설명회'를 개최했다.
보험부채의 공정한 가치평가를 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IFRS 4-2단계는 보험사의 부채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올 연말 새 확정기준안이 발표되고, 2020년 시행되면 보험사 수익의 인식방법과 부채 평가방식이 바뀐다.
김대현 회계기준원 수석연구원은 “과거정보를 이용한 보험부채측정 방식은 보험 산업의 미래예측 가능성과 재무관리 위험을 강화시킨다”며 “국제사회 통일된 회계기준이 필요하다는 점과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자체 대응을 강화하고 나섰다. 흥국생명, KDB생명, 동부생명, 롯데손해보험 등 10곳의 중소형 보험사는 보험개발원이 추진하는 IFRS 시스템 공동 구축에 참여해 공동대응하기로 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현대해상 등 대형 보험사들은 IFRS 대응팀을 만들고 자체 인력으로 준비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20년까지 시스템 개발 및 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하는데 IFRS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을 갖춘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시간과 비용 모두 빠듯한 상황”이라며 “새 회계 기준이 도입되면 상품의 경쟁력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춤 상품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날 회계기준원은 IFRS 4- 2단계 도입에 앞서 국내 보험사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 △회계단위 확대 △장래이익(CSM) 공정가치 측정 △전환 시점의 현행할인율 적용 등 3가지 사항을 제안해 확정기준서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장지인 한국회계기준원 원장은 "한국의 제안사항이 반영되면 보험사의 부채증가폭이 감소하고 재무변동성도 완화될 것"이라면서 "국제사회 최종 기준서에 반영될 수 있도록 끝까지 모니터링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보험사들은 회계처리 뿐만 아니라 재무정보시스템 구축, 상품 개발전략과 자산운용방식 등을 모두 바꿔야 하는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면서 "보험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국제기준원에 4~5년의 유예 기간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