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악화된 대외 여건 속에서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은 자유무역협정(FTA) 수혜품목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출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3.2%로 2000년(3.31%)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경쟁국인 일본과의 시장 점유율 격차(2.65%p) 역시 최저 수준으로 좁혀졌다. 올해부터 한·미 FTA 발효 이후 4년간 유지됐던 승용차에 대한 2.5%의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대미 수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는 FTA 수혜품목에 대한 미국의 전체 수입증가율(-11.9%)보다 크게 앞서는 수치다. FTA 수혜품목 중에서는 전기전자(12.5%), 기계(12.4%), 고무(11.3%), 농수산식품(12.9%) 산업이 두 자리 수대 증가율을 보이며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 자료를 활용해 계산한 FTA 수출 활용률은 2015년 71.1%로, 전체 수혜 가능 품목의 수출총액 235억5000만 달러 중 167억5000만 달러가 FTA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 부품(FTA 활용률 84.9%), 고무 타이어(99.5%) 등의 품목에서 활용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 각각 2.5%, 4%의 관세율 철폐가 대미 수출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승용차, 액화석유가스(LPG) 등 일부 품목의 수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곡물, 사료, 의약품 등의 수입이 줄어들면서 소폭 감소했다. 당초 우려했던 농축수산물 수입은 전년 대비 10.3% 감소했으며, 국내 생산이 부족한 일부 품목(아보카도, 와인 등)에서 수입이 증가해 소비자의 선택폭 확대와 후생 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FTA 발효 후 지난해까지 4%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미국산 승용차 수입은 국내 소비자의 수입 자동차 선호 확산으로 전년 대비 32.6% 증가했으며, 올해 1월 1일부터 승용차에 대해 무관세(4%→0%)가 적용되어 관세 철폐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올해 2.5%의 관세 철폐로 대미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승용차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2016년 1월 미국 수입 통계를 분석한 결과, 소형차의 경우 전년 대비 41.1% 증가했으며, 수입시장 점유율도 33.7%로 5%p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가 철폐된 지 1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FTA 활용률이 95.5%로 나타나 FTA로 인한 수출 증대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형 승용차 수출도 1월 중 전년 대비 32.8% 증가한 12.6억 달러를 기록해 향후 수출 확대가 전망됐다. 또한 자동차 부품, 산업용 보일러, 밸브 등 중소기업 수출 품목에서도 FTA를 통한 수출이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지은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국 수출액의 95.7%에 대해 무관세로 수출이 가능하다”면서 “세계 경제 불확실성으로 우리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한·미 FTA를 적극 활용해 미국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