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지난해 여름휴가 때 오사카를 다녀왔다. 갈때는 일본의 LCC(저비용 항공사) 피치항공, 올때는 이스타항공을 이용했다. 왕복 항공권으로 사용한 금액은 불과 15만원이다. 우리는 이처럼 가까운 중국과 일본 등을 가는 항공권은 한달 커피값만 아껴도 갈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국내 LCC는 11살이 된 맏형 제주항공을 비롯해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까지 총 5개사가 있다.
앞으로 7회 동안 글을 쓰면서 저가항공으로만 알던 LCC에 대해서 품었던 궁금증을 풀어줄 예정이다.<편집자 주>
‘지난해 LCC는 몇 건의 사고가 났을까?’
정답은 0건이다.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FSC(풀 서비스 항공사)도 사고가 없었다.
항공법에 따르면 사고는 비행을 목적으로 항공기에 탑승한 사람이 내릴 때까지 △사람의 사망·중상 또는 행방불명 △항공기의 중대한 손상·파손 또는 구조상의 결함 △항공기의 위치를 확인할 수 없거나 항공기에 접근이 불가능한 경우 중 하나라도 발생하는 경우를 뜻한다.
흔히 '사고'라고 알고 있던 것은 준사고, 항공안전장애, 경미한 항공안전장애에 속한다.
지난해 이노근 의원이 국토교통부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준사고의 경우 대한항공 4건, 아시아나항공 2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각각 1건이 발생했다. 또 이륙중단, 회항, 목적지 공항 교체 등의 항공안전장애는 아시아나항공 36건, 대한항공 32건, 에어부산 10건,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각 8건, 진에어 5건을 포함해 총 106건이 발생했다.
절대 건수로는 비행편수가 많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많을 수밖에 없다. LCC와 FSC의 사고율을 비교하기 위해 운항편수와 비행시간을 고려해 계산해 봤다.
그 결과 FSC는 1만회당 준사고 0.240번, 안전장애는 2.722번 발생했다. LCC도 이와 비슷한 1만회당 준사고 0.132번, 안전장애는 2.499번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LCC와 FSC의 준사고와 안전장애는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출한 자료를 살펴봐도 최근 5년간 1만회당 (준)사고 건수는 FSC가 0.153번, lCC가 0.133번으로 차이가 없었다. 이 기간동안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한건의 준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의 항공 사고율은 세계 기준에서도 낮은 수준이다. ICAO(국제민간항공기구)가 공개한 ‘2014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전세계적으로 발생한 항공사고 건수는 10만회 운항 당 3건이다. 이에 비해 국내 국적항공사는 운항 1만회당 0.148건(10만회 환산시 1.476건)으로 절반 수준이다.
글로벌 항공사 평가사이트인 에어라인레이팅스닷컴이 실시한 전세계 항공사 ‘안전도’ 평가를 보더라도 LCC는 FSC만큼 안전하다.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는 가장 높은 점수인 별 7개를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별 6개, 에어부산 별 5개, 이스타항공 별 5개, 티웨이항공 별 5개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LCC는 비용 효율성을 고려해 서비스를 간소화한 것이지, 안전 비용을 줄이는 비즈니스가 아니다”라며 “사고가 발생하면 지불하는 대가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LCC도 FSC와 함께 항공업으로 분류돼 한국은 물론 국제기구가 정한 항공규정을 100% 준수해야 운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