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출생 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예방접종이나 건강검진, 진료기록이 없으면서 국내에 거주하는 4~6세 영유아가 81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의료방임 등 아동학대를 의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방안 브리핑에서 이같이 전하며 3월부터 가정 방문조사를 통해 양육환경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출입국 기록이 없어 국내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810명이 우선 조사 대상이다.
정부는 방문조사에 앞서 대응지침과 항목 등을 담은 점검 매뉴얼을 만들어 읍·면·동과 지역보건소 공무원을 교육한 뒤 3월 14일부터 한 달간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은 각 대상 가구를 찾아 아동안전 등 양육 환경을 살펴보고 부모·아동과 면담을 진행하면서 학대가 의심되면 경찰과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에 즉시 신고하게 된다.
특히 보호자가 방문 자체를 거부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아동이 집에 없는 경우에도 '아동학대 의심자'로 분류하고 경찰에 신고할 방침이다.
정부는 점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4세 이하의 영유아로 점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복지부의 위기가정 및 보육 정보, 교육부의 학생 정보 등 각 부처의 행정 빅데이터를 활용해 아동학대 피해 사례를 발굴·조사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한다.
또한 올해 말까지 학대 위험이 큰 '고위험' 아동을 상시 발굴해 지원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가 정당한 사유 없이 7일 이상 장기 결석한 학생 등 총 287명을 점검 조치한 결과, 소재 불명 또는 학대 정황이 발견돼 경찰에 신고한 건수는 1월 말 기준 91건이다. 이 중 71건의 조사가 마무리됐다.
학대의심 신고는 총 18건으로, 이 가운데 2건은 수사 또는 아동 소재 확인이 진행 중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17건 중 11건은 아동학대 사례로 보호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