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기업구조조정 칼자루 쥔다…기촉법·대부업법 의결

2016-02-1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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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 [사진=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장슬기·이정주 기자 =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이 통과되면서 은행들이 기업 구조조정의 칼자루를 쥐게 됐다. 이에 따라 금융개혁의 주요 과제였던 채권은행 중심의 부실기업 정리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촉법을 근거로 금융당국의 채권은행 압박이 더욱 거세져 관치금융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은행 중심의 기업구조조정 속도내나
기촉법과 대부업법 개정안은 일몰법으로, 지난해 말 국회가 파행을 겪으면서 소멸된 바 있다. 그 동안 금융당국은 공백을 막기 위해 기촉법의 주요 내용을 골자로 한 은행들의 자율협약을 마련한 바 있으며, 대부업계에도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도록 행정지도를 해왔다.

이번 법안에 따라 주채권은행들은 부실징후 기업에 대해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 의한 공동관리, 또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생절차 등에 돌입해야 한다.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75%가 합의하면 추진할 수 있다. 기존에는 채권은행별로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이 달라 원활한 구조조정이 이뤄지기가 쉽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실기업 정리는 금융당국의 올해 주요 업무 목표이기도 하면서 시장경제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라며 "그 동안 구속력이 없는 자율협약을 통해 운영해 (기업구조조정에) 한계가 있었는데, 이번 법안 통과로 은행 주도의 적극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촉법에 따른 관치금융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지난 경남기업 사태처럼 금융당국이 개입해 채권은행들을 압박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 동안 금융위가 기촉법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해왔던 만큼, 구조조정의 잣대를 더욱 엄격하게 들이밀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 동안 기업구조조정이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등 지적이 나온 만큼 기촉법 통과에 따라 기업 워크아웃 과정에서 당국의 지도 압박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특히 국내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부실기업의 수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은행의 부담이 더욱 높아지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 대부업 이용자 금리 경감 혜택…업계는 수익 악화

최고금리를 기존 연 34.9%에서 27.9%로 하향 조정한 대부업 개정안도 이날 기촉법과 함께 정무위를 통과했다. 이번 최고금리 인하로 270만명의 이용자들에게 총 4600억원 상당의 이자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는 대부업 이용자 210만명에게 약 3700억원, 저축은행 이용자 60만명에게 900억원의 경감 효과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회가 개정안을 지난해 말까지 통과시키지 못해 법적으로는 지난 1월 1일부터 실효된 최고금리 규제의 소급효 부분에 대한 논란이 남아있는 상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고금리 법안이 실효된 50여일 동안 적절한 행정지도로 인해 큰 사고는 없었지만 소급효 부분은 부칙으로 넣기로 했다"며 "원칙적으로 보면 신뢰보호에 반하는 부담이 있기도 하지만 입법공백이라는 상황과 서민보호 측면에서 대체로 국회도 동의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 금리인 연 34.9%로 대출 계약을 체결한 이용자들은 대환대출을 신청하거나 중도상환 후 다시 계약을 하면 27.9%의 더 낮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업계의 수익악화는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개정된 최고금리를 기준으로 수익을 내려면 원가를 최소 10% 후반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영역"이라며 "이 상태에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몇몇 대형업체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다 문을 닫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무위는 이날 △서민금융진흥원 설립과 신용회복위원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개인 채무자에 대한 채무조정 지원을 강화하도록 명시한 서민금융복지지원에 관한 법률안 △보험사기행위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강화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등의 금융법안들도 함께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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