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적으로 6자회담 고수를 하며 5자회담 '거부' 입장을 보인 중국의 반응으로 볼때 사전 조율 없이 박 대통령이 5자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보여, 한중 간 대화채널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느냐는 의문까지 제기된다.
외교부도 새해 업무보고에서 '최상의 한·중관계'라는 표현을 삭제하는 등 한중 간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은 23일 북한의 4차 핵실험이후 중국의 입장과 관련 "중국이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차관은 이날 오후 YTN 방송에 출연해 "지금 4차 핵실험에 대해서 중국이 보이는 반응을 두고 한중관계를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중관계는 한미관계와 조화롭게 계속 업그레이드시켜야 하는 관계"라며 "오늘 투자했다고 해서 당장 수익이 오는 것은 아니며, 끊임없이 장기적으로 긴 호흡을 가지고 투자해 나갈 것"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역할을 이끌어 낼 지렛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 3년 동안 내실화된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바로 지렛대"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이) 나름대로 한중 관계를 어렵게 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여러 상황을 발견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차관의 언급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의 반응을 두고 대중외교 성과에 대해 일각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데 대한 반박이지만, 그 자체로 중국의 역할을 거듭 촉구하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 차관은 현재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에서 추진되는 대북 추가제재 결의에 대해서는 "1월 말이나 2월 초까지는 (도출)하고 싶은 게 저희들의 소망이고, 그런 목표 하에 협의하고 있지만 시간은 좀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보다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안보리에서는 미국·중국 등 관련국 간에 안보리 결의안 초안의 제재 요소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체적인 결의안 내용에 대해서는 중국의 자체 검토가 길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는 이달 중 통과가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조 차관은 안보리가 아닌 관련국들의 독자적 양자 제재에 대해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쉬울 수 있다"며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호주 등은 이미 독자적인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