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4일 2016년도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강한 실행력으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는 해’로 정하고 전 부문에 걸쳐 성과중심의 경영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구 회장 신년사 전문.
201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해 우리는 매우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나름대로 의미 있는 변화의 싹을 틔웠습니다.
일부 사업의 턴 어라운드와 한계 사업의 매각과 합병, 또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위기대응 체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한 것 등이 바로 그러한 노력의 결과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냉철하게 되돌아보면, 이룬 것보다는 그렇지 못한 것이 더 많은 한 해였습니다.
시장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 주력사업의 경쟁력은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고, 관리 부실로 인해 큰폭의 비경상 손실 마저 발생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혹독한 위기의 초입에 이미 진입해 있는지도 모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안일하고 나태했습니다. 위기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장기화 되고 있는데, 그 위기를 인식하지 못할 만큼 둔감했습니다.
온도변화에 둔감한 개구리가 서서히 뜨거워진 물에 데워져 그대로 죽어가듯이 이 상태로가면 우리 LS의 미래도 결코 보장하기 힘든 엄중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지금의 한국 경제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와 흡사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이로 인해 신흥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고, 원자재 가격의 지속 하락과 환율 변동 등 복합적인 위기 국면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한 기업은 임직원 3분의 1을 감원하고 핵심사업 외에는 모두 매각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국내외 많은 기업들 역시 ‘생존을 위한 위기대응 전략’을 수립하여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습니다.
다른 기업들이 이 정도라면, 이미 위기의 골이 깊어진 우리에겐 2016년은 더더욱 위험한 시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임금을 삭감하고, 인력을 조정하고, 비용의 허리띠를 졸라 맬 정도가 돼야 비로소 위기라고 인식한다면, 우리는 머지않아 그보다 더 강한 위기 대응책을 써야할지도 모릅니다.
올해는 기필코 달라져야합니다.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반드시 재도약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를 ‘강한실행력으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는 해’로 정하고, 전부문에 걸쳐 성과중심의 경영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음 세가지를 올해의 경영방침으로 제시합니다.
첫째, ‘Cash경영’을 최우선의 과제로 추진하겠습니다.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기초 체력인 재무구조를 건실하게 하고 현금 확보에 주력해야 합니다.
당장 시급하지 않은 투자는 시기를 조정하고, 현금창출에 기여하지 못하는 활동과 비용도 최소한으로 제한해야합니다. 모든 경영자원을 Cash Base로 관리해 적기에 미래준비를 위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과감한혁신으로사업구조를고도화하겠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계사업과 부진사업을 턴 어라운드 시키는데 주력하고 비주력, 중복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뼈를 깎는 자기 혁신이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R&D Speed-Up을 더욱 가속화 해 글로벌 수준의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핵심 육성사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 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를 고도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해외법인을 포함한 출자사 관리와 환 리스크 관리 등을 강화하여 앞으로는 비경상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성과중심의신상필벌인사를일관되게실행하겠습니다.
앞서 말한 Cash 경영과 사업구조 고도화 등에 대한 실질적인 성과를 직접 챙기고 평가할 것입니다.
우선 사업리더들부터 주기적으로 목표대비 실적을 평가하여 인사에 반영함으로써, 전조직에 보상과 책임에 대한 문화를 정착시킬 것입니다.
성과가 미흡한 것에 대한 이유로 환경을 탓하는 경우,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하는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간주하여 앞으로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높은 성과를 창출한 임직원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발탁인사를 하는 등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따를 것입니다.
임직원여러분.
중국 사기(史記)에 파부침주(破釜沈舟)라는 말이있습니다.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의 각오로 싸우겠다는 굳은 의지를 이르는 말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런 각오가 필요합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각오로 올 한해 반드시 변화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우리에게 처한 가장 큰 위기는 바로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는 무감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비록 새해를 맞는 마음이 비장하기는 하지만, 임직원 여러분이 파부침주의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 위기돌파에 매진한다면, 우리는 2016년을 가장 의미 있는 해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 모두가 파이팅 넘치는 결기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