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신세계가 최근 고속 성정을 거듭하고 있는 화장품 분야의 영역을 확장하고 나섰다. 이번에는 단순 유통분야가 아닌 제조업 진출이다. 이는 최근 그룹 인사를 통해 그룹 패션·뷰티 사업을 이끄는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의 판단과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3일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 화장품 제조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인터코스는 샤넬·랑콤·에스티로더디올 등 전세계 300여개사와 거래하는 글로벌 1위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이다.
합작 법인의 지분율은 50대 50이며 대표이사는 김왕배 인터코스코리아 법인장이 맡는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경기도 오산 가장산업단지 내에 생산공장과 R&D(연구개발) 혁신센터를 만들고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색조와 스킨케어 전문가로 R&D 부서를 꾸려 아시아인을 겨냥한 혁신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2020년까지 연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해 화장품 제조 기반을 마련하게 됐으며, 인터코스는 한국 시장을 발판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게 됐다.
최홍성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는 "한국과 아시아 고객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화장품을 제공하고자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인터코스와 손을 잡았다"며 "혁신 제품과 마케팅으로 아시아 뷰티 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고 말했다.
다리오 페라리 인터코스 회장은 "인터코스의 뷰티 시장 노하우, 최고의 기술력이 신세계와 만나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면서 "합작법인을 통해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서 인터코스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12년 색조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하반기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와 화장품 편집숍 '라 페르바'를, 올해 1월 이탈리아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 사업권을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합작 법인 설립으로 화장품 제조 기반까지 갖추면서 향후 패션과 함께 뷰티 사업을 중요한 성장축으로 삼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이번 결정에 최근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정유경 사장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를 졸업한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의 패션·뷰티사업 부문을 지휘해 왔다.
다만, 비디비치를 비롯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사업 자체가 아직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정유경 사장이 백화점 채널 등을 통해 강력하게 화장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