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맞수인 롯데그룹과 신세계는 올해 경영환경을 '전대미문의 위기'라고 진단하면서도 각론인 위기 대응 방식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였다.
롯데그룹은 사업구조 개편과 조직력 개선 등 쇄신에 방점을 찍은 반면, 신세계는 핵심 역량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신 회장은 불확실성 확대, 내수 시장 침체 장기화 등으로 인해 올해 경제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 롯데가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고 다시 성장하기 위해 한 해 강도 높은 쇄신을 예고했다.
신 회장은 "체질 개선을 통해 재도약의 토대를 다져야 한다"며 "재무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비용 절감 등 유의미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내재화를 이어가며, 글로벌 시장에 대해서는 롯데만 제시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자고 주문했다.
지난해 위기설로 홍역을 치른 롯데는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의 36%를 교체하는 고강도 쇄신을 통해 경영체질을 본격적으로 혁신하고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중장기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과 유휴 자산을 정리하고 주력사업을 강화하면서 바이오·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도 신년사에서 고물가와 불경기 등으로 시장 상황이 나쁘다며 위기를 정면 돌파할 핵심 무기로 '1등 고객을 만족 시키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성장을 내세웠다.
정 회장은 올해 시기적인 중요성을 거론하며 "지금이 신세계가 또 다시 혁신하고 변화할 적기"라고 역설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정 회장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성장하기 위한 우리의 '본업 경쟁력'은 '1등 고객'을 기반으로 한다"며 "늘 새로움을 갈망하는 '1등 고객'을 제대로 아는 것이 우리의 본업이고, 1등 고객이 우리를아는 게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업에 대해 집요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며 "본업 경쟁력이 오늘의 신세계그룹을 있게 한 성장 엔진이며, 엔진의 핵심 연료는 '1등 고객'"이라고 정의했다.
작년 말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조인트벤처 설립을 결정하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또 2023년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의 신선식품 등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난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3분기 분기 최대 실적을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