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사업 털고 가자”…계속되는 삼성發 구조조정

2015-12-1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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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삼성의 사업부 구조조정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의 ‘실용주의’와 ‘조직 슬림화’ 작업의 일환으로,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실적이 부진하거나 사양화된 사업은 과감하게 버린다는 것이다.
삼성은 가장 먼저 석유화학·정밀화학 사업에서 손을 뗐다. 삼성은 올 상반기 삼성토탈(현 한화토탈)과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종합화학)을 한화 그룹에 매각했으며, 지난 10월에는 삼성정밀화학과 삼성 SDI 케미칼 사업을 롯데그룹에 팔았다.

화학계열사는 몸집에 비해 수익성이 적은 대표 업종이다. 삼성토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00억원에 그쳤고, 삼성종합화학은 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에도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정밀화학 역시 지난해 1조2000억원의 매출에 2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이 같은 매각 행보에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 비주력 계열사에 대한 미련을 과감하게 버리고, 자동차 부품사업 등 향후 미래먹거리가 되는 사업에 집중한다는 삼성의 의지가 담겼다.

삼성의 핵심 계열사인 전자·전기 계열사도 ‘성과주의’ 구조조정 앞에서는 예외가 없었다.

삼성전기는 지난 6월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모터 사업에서 손을 뗐고, 이후 파워·튜너와 전자가격표시기(ESL) 사업의 분사를 결정했다. 한계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소재와 다층박막성형, 광학기술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카메라 사업부에 대한 매각설도 올 한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

카메라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대표적 업종이며 유명 카메라 업체들도 의료기기, 화장품 등 렌즈 기술을 활용한 다른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올초 카메라 NX500을 끝으로 관련 마케팅 활동이나 신제품 출시를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영국 등 유럽 각국에서 NX카메라 판매 중단이 공식적으로 확인돼 카메라 사업 철수설에 휩싸였다.

지난 2일(현지시간) 루머스닷컴 등 외신은 니콘이 삼성의 모든 NX카메라 기술을 인수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카메라 사업부를 둘러싼 인수설과 매각설이 끊이지 않아 향후 삼성전자의 구조조정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셋톱박스 사업 매각설도 불거졌다.

삼성전자가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산하 셋톱박스 사업을 프랑스 업체로 매각하기 위해 최종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르면 매각은 연내 마무리 될 예정이며, 조직 인력을 포함한 자산 전부가 매각되는 거래다.

셋톱박스는 디지털방송 수신장비로 TV를 네트워크와 연결해 주문형비디오(VOD) 등을 시청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IPTV와 위성방송이 보급되면서 셋톱박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방송 디지털화가 마무리되며 보급률이 급락하고 있다. 이에 미국 아리스(ARRIS)와 프랑스 테크니컬러(Technicolor) 등 글로벌 셋톱박스 업체도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삼성전자의 셋톱박스 매각설의 배경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기술의 발달로 별도의 셋톱박스 설치가 아닌 TV내부 칩 형태로 전환된 스마트TV의 보급률이 높아진 영향을 받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며 매각 사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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