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국내 인수·합병(M&A) 시장 규모는 커졌으나 재무자문은 여전히 외국계 자문사가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수익의 '메가딜' 몫은 외국계 자문사에 돌아가고 국내 증권사는 소규모 M&A 딜을 두고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11월 기준 국내 M&A시장 딜(거래) 금액은 역대 최대규모인 76조8000억원이다. 지난 2011년에만 해도 22조원에 불과했으나 최근 굵직한 M&A가 성사되면서 규모만 3배이상 불었다.
시장 규모가 확대된 건 거래건수 보단 일부 딜의 규모가 컸기 때문이다. 올해 상위 2개 딜인 SK C&C·SK 합병과 삼성물산·제일모직의 공시가치는 40조8000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54.2%를 차지한다. 이를 포함한 상위 10개 딜은 전체의 72.1%에 달한다.
국내 M&A 재무자문사 순위를 보면 3위권이 크레딧스위스·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로 외국계 자문사가 차지했다. 10위에 들어간 국내 자문사는 NH투자증권(6위) 삼성증권(7위) 하나금융그룹(9위)이다.
삼성증권이 계열사 인수전에 참여하고 안방보험·동양생명보험에 NH투자증권·하나금융그룹이 참여하면서 상위권으로 올랐다. 그러나 국내 자문사 3곳의 M&A 거래규모는 10위권 M&A 총 거래금액의 16% 밖에 안 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M&A 시장 전망이 긍정적인만큼 국내 자문사들의 M&A 자문 역량이 개선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메가딜이 국내 사업 중심의 대기업 계열사 간 이뤄졌다는 건 국내 증권사의 재무자문 역량이 국내 기업으로부터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국내 증권사의 M&A 재무자문 역량이 미흡한지 확인하고 신뢰를 올릴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