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국제유가에도 한국 기름값은 '요지부동'…짬짜미하나?

2015-12-0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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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브렌트유 전일比 또 떨어져…서부 텍사스산 원유 40달러대 '붕괴'

한국의 휘발유 소매가격은 7.6% 하락에 불과…37개국 평균 하락률보다 못해

[사진=아주경제신문DB]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지난 6개월간 국제유가가 40% 가까이 추락했지만 우리나라의 휘발유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국제유가 급락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등 가격강제결정이나 사업자 간 짬짜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와 블룸버그 집계자료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일보다 2.1% 하락한 배럴당 39.88달러에 거래됐다.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하락한 브렌트유의 경우는 세계 금융 위기가 불거진 직후인 200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현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배럴당 40달러대가 붕괴된 상황이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의 내년 1월 인도분 WTI 가격 역시 전일보다 68센트 내린 배럴당 36.79달러다.

국제유가 하락은 주요국 경기지표 악화와 미국 원유재고 증가 전망 등의 영향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의혹은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이 30%대로 추락했으나 한국의 휘발유 소매가격은 고양이 눈물만큼 내렸다는 데 있다.

한국의 휘발유 소매가격을 보면 7.6% 하락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근 6개월간 37개국 평균 하락률을 보면 10.5%와 비교되는 소폭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보다 하락 폭이 작은 나라는 영국과 싱가포르 등 4개국에 불과한 실정이다.

유가하락의 과실을 주유소가 담합을 통해 독식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는 데도 정유사들의 휘발유 가격은 37개국 평균 하락률보다 적다는 데 의혹이 증폭된다”며 “협회의 가격강제결정이나 담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같은 의혹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월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공정위가 2007년 적발한 SK·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 담합에 대해 각각 벌금 1억5000만원, 1억원, 7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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