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지면에서 여성 누드 사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미국 남성 잡지 플레이보이는 2016년 1·2월호를 끝으로 지면에 누드 사진을 실지 않기로 최근 발표했다. 50년 넘게 여성의 누드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 온 타이어 업체 피렐리도 2016년판 달력 모델로 각 분야에서 성취를 이룬 여성을 기용했다.
플레이보이가 표지를 장식할 마지막 누드 모델로 48세인 패멀라 앤더슨을 선정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앤더슨은 22세였던 1989년 10월호를 시작으로 이번 마지막 누드 표지까지 총 14 차례나 이 잡지의 표지 모델을 했다. 그녀는 누드 사진을 싣지 않기록 결정한 플레이보이의 선택이 “좋은 일“이라며 ”인터넷과 경쟁하는 것은 너무 어렵고 더 이상 이웃집 소녀에 대한 환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다수 전문가들은 오히려 플레이보이가 콘텐츠 강화에 나서며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아메리쿠스 리드 교수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플레이보이의) 수준 높은 콘텐츠는 언제나 누드 사진에 가려져 있었다”고 평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에는 타이어 업체 피렐리가 달력 사진을 누드 모델로 채웠던 기존 관행과는 달리 자신의 분야에서 성취를 이룬 여성들을 2016년판 달력 모델로 기용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중국의 첫 번째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야오첸,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 드림웍스 이사회 의장 멜로디 홉슨 등 13명의 여성이 달력 모델을 했다.
촬영을 맡은 사진작가 애니 리버비츠(66)는 "여성들이 하는 중요한 역할, 그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이룬 위대한 성취 등을 다뤘다"며 "이들이 옷을 걸쳤는지는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피렐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르코 트론체티 프로베라는 "'몸'에서 '두뇌'로 옮겨간 것은 현대 사회를 반영한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