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케이블TV 가입자는 26일 이후 '무한도전' 등 지상파 방송사인 MBC가 제공하는 VOD(다시보기)를 볼 수 없게 된다. 최근 MBC는 케이블TV의 VOD 서비스를 일괄 공급하는 케이블TV VOD 측과의 협상 결렬을 이유로 26일부터 VOD공급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기 때문이다.
최정우 케이블TV VOD 대표이사는 24일 케이블협회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VOD서비스를 지상파 재전송 협상과 연계시켜 재전송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게 VOD서비스를 중단하겠다는 것은 진행 중인 소송에서 유리한 입지를 굳히려는 부당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케이블TV VOD측은 무료VOD를 시청하지 않는 이용자에게 93원의 요금을 징수 할 수 없으며, 재전송 문제와 관련해 소송 중인 SO들에게 VOD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최 대표는 "지난 7년동안 VOD를 SO들에게 공급해 왔는데, 변화된 환경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재전송 협상을 체결하지 못한 일부 SO들에게 VOD를 중단하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합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케이블TV 가입자 중 VOD를 1년에 한번이라도 이용하는 사람은 38%에 불과하며 이 중 MBC VOD 시청자는 8%에 불과한데, 케이블TV가입자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93원을 징수하는 것은 세금이나 다름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케이블TV VOD에 따르면, 지난 2014년까지 6년동안 MBC VOD로 발생한 매출 총액은 570억원으로, 이 중 65%에 해당하는 370억원의 배분률과 무료VOD의 대가 300억원을 합쳐 총 670억원이 MBC에 지급됐다. 케이블TV는 VOD 서비스로 570억원을 벌었지만, 670억원을 지출해 1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MBC가 콘텐츠 생산자라면 우리가 도매업자인데 100원에 파는 사람에게 120원을 빼앗아가는 식"이라며 "이것도 모자라서 더 달라고 하는데 이것이 과연 공영방송으로서 해야할 처사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케이블TV VOD 측은 MBC가 IPTV(인터넷TV)와 합의한 2015년에 15%, 2016년에 10% 인상을 요구한 금액은 지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 대표는 "우리는 지상파 VOD 서비스가 지속되기를 간곡하게 희망한다"면서 "더이상 VOD서비스와 지상파 재전송 문제를 연계하거나 CPS 방식으로 산출하겠다는 주장을 철회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미디어 콘텐츠 소비에서 실시간으로 다양한 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환경으로 바뀌고, 내년에 넷플릭스도 들어오는데 서로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