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로 성공한 대표적인 선진 기업인 듀폰은 1903년 민간기업 최초로 R&D 연구소를 설립, 오랜 기간 R&D 관리 노하우와 다양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1802년 미국에서 화약 업체로 시작한 듀폰은 현재 포춘500 기업 중 유일하게 200년 이상 이어온 최장수 기업이 됐다.
듀폰의 연구부문은 109년간 1800여종의 신소재를 개발했다. 듀폰은 R&D 투자를 통한 위기 극복 교훈을 바탕으로, 불황기에도 매출대비 5% 이상의 비용을 R&D에 투자한다는 확고한 원칙을 유지 중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케미칼은 기존 노후설비를 폐쇄하고 탄소소재, 정보전자소재, 연료전지, 헬스케어 등 진입장벽이 높고 대규모 R&D 투자가 소요되는 사업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과 중동 국가들도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중동국가들은 석유 의존 산업구조를 탈피하고, 고부가 제품 확충을 위해 지역내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GCC 지역 기반의 R&D센터는 3년만에 기존 10개에서 14개로 증가했다. 올해 가동을 시작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다라 프로젝트는 26개 설비 중 14개 설비가 GCC 지역내 최초 생산 제품으로 구성됐다.
중국은 국영 기업을 중심으로 원천 기술을 보유한 해외 중소기업 또는 연구소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시도 중이다.
국내에서도 이런 노력은 나타난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폭스바겐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R&D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IT기업 중 가장 많은 R&D 투자를 하고 있다. 애플의 투자액보다 3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세계 모든 기업을 통틀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134억달러를 R&D에 투자해 폭스바겐(135억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투자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무형자산은 크게 불어났다. 삼성전자 무형자산은 2012년 3조7297억원, 2013년 3조9806억원, 2014년 4조7854억원, 올 상반기 5조5304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글로벌 기업의 핵심역량은 무형자산 위주이다. 이에 비해 국내기업은 대부분 유형자산 비중이 높은데 삼성전자가 무형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은 핵심역량을 기르기 위한 전략적 시도로 해석된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글로벌 R&D 고성과 창출 기업은 사업화 연계강화를 위한 R&D 프로세스의 고도화가 성공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SK 역시 사업화를 최종 목표로 두고 연구개발에 나서 엔지니어링 파트의 검증을 거치고 신속한 사업화를 위한 실무진의 의견을 반영하는 신개념 R&D를 적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SK는 최근 주력 계열사들이 독과점적 기술영역인 스페셜티 제품을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대표적으로 △SK케미칼의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페닐렌 설파이드(PPS)와 △SKC의 자동차용 엘라스토머(고탄성 고분자 화합물) 및 철도용 탄성패드, 반도체 케미칼 소재 △SK종합화학의 넥슬렌 등이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수출 부진 위기 속에도 기술차별화를 통해 높은 실적을 내는 중소기업도 있다. 인터로조는 콘택트렌즈의 고유기능인 시력보정 기술혁신에 집중한 결과, 특허기술을 보유하며 독일내 한국산 소프트렌즈 수입량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넥스트칩은 연간 매출액의 20%를 CCTV 기술개발에 투자, 기술트렌드를 주도하며 올해 중국 수출이 급증, 전체 수출액이 전년대비(7월 기준) 136%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