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 정치인 도넘은 '케밥 증오'

2015-11-0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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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시 시장 무슬림 혐오발언 도마

 

[사진=트위터 '로베르 메나르와 케밥']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프랑스 극우 보수주의자들이 무슬림을 공격하기 위해 '케밥'(중동 및 중앙아시아 음식) 때리기에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프랑스 베지에시(市)의 시장 로베르 메나르가 앞으로 케밥 가게를 베지에시에서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지난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나르 시장은 케밥이 프랑스의 국가 정체성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지에는 남서 프랑스에 있는 지중해 해안 근처 작은 마을이다. 이곳의 시장인 메나르(62)는 국경 없는 기자회(RWB)의 창립자로 언론 자유에 기여한 인물이다. 그러던 그가 정치계에 입문한 뒤에는 반(反)이민 정책을 밀어 붙여 논란이 되고 있다.

메나르는 지난주 프랑스의 한 TV채널에 출연해 “도시가 케밥 가게로 넘쳐난다”며 “앞으로 베지에에서 케밥 가게를 여는 것을 금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상이 방영된 뒤에도 메나르는 케밥에 대한 공격을 지속했다. 그는 “베지에르가 케밥의 수도가 되는 꼴은 못보겠다”며 “우리는 유대-기독교 정통을 지닌 국가로 케밥은 우리의 문화에 속할 수 없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메나르는 이전에도 반이민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었다. 그는 지난 5월 프랑스 2TV에 출연해 “우리 지역 학생 중 무슬림 비율이 64.6%에 이른다”며 “‘무함마드’ 등 이름을 보면 종교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세속주의 법률에 따라 정부가 시민의 종교나 인종 자료를 보관해서는 안 된다.

프랑스 정치인이 케밥을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몇 년 전부터 프랑스 극우 보수주의자들은 무슬림을 공격하기 위해 ‘케밥’을 문제 삼았다. 케밥 가게 운영자 대부분이 무슬림이기 때문이다.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한 의원은 케밥 가게가 마약 밀매와 같은 불법 행위에 연루돼 있다며 케밥 가게를 대상으로 경찰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반이민정서에 반대하는 이들은 메나르를 조롱하는 글을 온라인에 올렸다. 한 예로 파리에 거주하는 밥띠스트 플루진은 페이스북 이벤트 페이지를 만들어 베지에에서 국제 케밥 축제를 내년에 열 계획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 페이지의 방문기록은 8만을 찍었으며 4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축제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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