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대마초 전면 허용’을 주장하고 나서 이 문제가 선거전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샌더스 후보는 지난달 28일 버지니아주 조지 메이슨대 연설에서 "많은 미국들이 한때 대마초를 피웠다가 전과자로 낙인찍혀 인생을 실패했다고 여기고 있다"면서 '대마초 전면 허용'을 주장했다.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대마초의 천국'인 콜로라도·오리건 주에서는 연방정부의 과도한 규제를 꼬집었지만, 대마초 업계로부터는 정치후원금을 일절 받지 않고 있다.
대마초 합법화 문제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자칫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독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경선과 본선에서 백인 보수층과 자녀를 둔 어머니 유권자들의 표를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내에서 대마초 합법화를 찬성하는 여론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대선 후보들의 입장 선택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2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마초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지난해보다 7%포인트 오른 58%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마리화나가 불법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비율은 1970년대에는 80% 이상이었으나, 최근 30% 정도까지 감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마리화나가 알코올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며 마리화나 사용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인 것을 비롯해 많은 정치인들도 합법화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일반 국민들은 물론 정치권을 중심으로 마리화나에 긍정적 분위기가 확산하는 이유는 콜로라도, 워싱턴에서의 합법화 이후 당초 우려했던 문제들이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 면이 있다.
이들 지역의 경우 아직 합법화 후 시간이 얼마 경과하지 않아 판단이 이를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나름 성공적인 정책 추진이라는 평가가 주로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콜로라도주의 경우 집행 과정상의 시행착오를 최소화 한 덕분에 주민의 60% 가량은 마리화나 합법화가 주에 이득이 되거나 합법화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에서 오락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주는 콜로라도·워싱턴·알래스카·오리건 등 4곳이며, 의료용 대마초를 인정한 주는 캘리포니아 주를 비롯해 24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