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 경선전에서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이 도널드 트럼프를 누르고 처음으로 지지율 1위에 올라 경선 구도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본격적인 후보 경선전의 시작을 알리는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까지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른바 ‘트럼프 대세론’이 힘을 잃은 것 아닌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카슨은 경선전 첫 코커스가 열려 ‘대선 풍향계’라고 불리는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해 트럼프 캠프가 크게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기독교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도 카슨은 트럼프를 20% 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트럼프가 자신이 정통 개신교도라는 점을 부각하며 카슨의 신앙을 문제삼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공화당 경선 판도의 변화에 대해 미 언론 등은 지난 7월 이후 견고하게 유지되던 '트럼프 대세론'이 꺾이고 또다른 아웃사이더인 '카슨 돌풍'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본격화하고 있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이번 여론조사가 28일 공화당 3차 TV토론을 앞두고 실시된 몇몇 지역별 조사들에서 트럼프를 누른 카슨에게 더욱 가속도가 붙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CBS는 "카슨이 공화당의 주요 지지 세력들로 지지 기반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으며 뉴욕타임스는 "3차 TV토론에서 부동층의 지지를 얻기위한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화당 후보들 중 사실상 독주체제를 지켜오던 트럼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는 이날 MSNBC '모닝 조'에 출연해 카슨에 역전을 허용한 것과 관련 "그런 결과가 일부 나왔는데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트럼프 대세론이 위태로운 것과 달리 민주당의 ‘힐러리 대세론’은 더욱 힘을 얻는 양상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몬머스 대학이 지난 22∼25일 아이오와 주 민주당 성향 유권자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65%의 지지를 얻어 24%에 그친 샌더스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지켰다.
최근 같은 조사에서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가 평균 7%포인트 수준에 머물렀음을 고려하면 상당한 변화로 보인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자 중 84%가 지지 후보를 바꾸지 않겠다고 밝혀 강력한 지지기반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