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음원 플랫폼의 '음원추천제'가 업계의 자정 노력에 의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음원 추천제란 음원 차트 상단에 음원 사이트가 선정한 특정 음원을 노출하는 것으로, 추천 음원이 되면 음원 차트 순위 상승에 유리하다. 추천곡 선정 여부가 음원 차트 순위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음원 차트의 공정성을 위해서 추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안석준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는 "추천제는 음악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라며"반면 음악을 만드는 창작자 입장에서는 불합리한 도구"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누구에게라도 불합리하다는 판단이 들면 바로 없애야 한다"며 "그래서 엠넷닷컴은 추천제 폐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엠넷에 이어 벅스도 추천곡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개선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벅스는 올해 안에 개선책을 확정하고 서비스 적용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음원 플랫폼 지니를 운영 중인 KT뮤직도 추천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뮤직의 한 관계자는 "추천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있고 개선 방향에 대해서 고민 중"이라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추천제가 불합리한 제도라는 점은 음악산업 관계자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먼저 추천제 폐지를 실행하진 못했다. 특히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은 추천제가 개인을 위한 큐레이션 제도라며 폐지보다는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음원 시장 업계 1위인 멜론을 운영 중인 로엔엔터테인먼트측은 "추천곡 폐지가 능사는 아니다"라며 "개인화된 큐레이션을 통한 추천 등의 시도를 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멜론의 추천곡 제도 개선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하고 있다. 음원 시장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멜론부터 변하지 않는다면 추천곡 제도의 근본적인 변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안석준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는 장르별 차트를 대안으로 내세운다. 개인을 위한 큐레이션은 장르별 차트가 정착돼야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일단 우리가 방아쇠를 당겼지만 이제는 업계 전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렸다"며 "문제점이 있으면 모두 다 같이 조금만 양보해 바꾸면 된다. 그래야 음악산업이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음원 사업계 전체의 전반적인 혁신과 변화, 양보가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