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삼성엔지니어링이 미국에서 70만t 규모의 에틸린 글리콜(EG) 프로젝트 관련 초기업무 계약을 체결했다.
그룹 관계사 물량을 제외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이 거둔 올해 첫 해외 수주다.
초기업무는 플랜트 건설의 초기 단계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통상 3개월, 정도 되며 초반부 설계와 주요 기기 발주에 대한 업무가 이에 해당된다
초기 업무 계약금액은 1300만달러로 삼성엔지니어링이 1200만달러를 가져간다. EG 플랜트의 총 계약금액은 8억달러로 본 계약이 체결되면 삼성엔지니어링에게 돌아가는 수주액은 4억3000만달러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 레이크찰스시에 건설될 이번 플랜트는 연 70만t의 EG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EG는 섬유와 자동차 부동액의 원료로 사용되는 석유화학물질이다.
레이크찰스시는 롯데케미칼이 총 2조9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는 곳이다. 이번 EG플랜트는 바로 옆에 건설 예정인 롯데케미칼이 미국 엑시올과 공동투자해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플랜트인 100만t 규모의 에탄크래커 플랜트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번 초기업무는 기존에 삼성엔지니어링이 수행했던 본 프로젝트의 기본 설계(FEED)를 기반으로 설계, 구매 및 시공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며,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프로젝트의 컨소시엄 리더로서 초기설계와 기자재 발주 업무를, 컨소시엄 파트너인 CB&I는 시공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본 EPC 계약은 연내에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에틸렌옥사이드(EO)·EG 프로젝트의 풍부한 수행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 분야에서 세계 플랜트 업체 중 ‘최다’인 14건의 프로젝트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던 70만t의 사우디아라비아 샤크(Sharq) EO·EG 플랜트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발주처-컨소시엄사와의 파트너십도 프로젝트 수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전 가스화학 플랜트(UGCC)를 성공리에 완공하는 등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발주처 롯데케미칼과의 롱텀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또, 12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의 CB&I와의 잇단 협업도 돋보인다.
삼성과 CB&I는 이미 쿠웨이트 클린퓨얼(CFP) 프로젝트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이번 컨소시엄 수행을 통해 양사간 시너지가 본격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젝트의 총괄을 맡은 권승만 삼성엔지니어링 상무는 “이번 수주로 성장성이 큰 북미시장 재진입을 본격화했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사업수행에 최선을 다해, 품질·안전·납기가 완벽한 프로젝트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진행 중인 미국 프로젝트로는 2014년 수주한 텍사스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의 개념설계(Pre-FEED)와 FEED, 2015년 벡텔·일본 JGC와 공동으로 수주한 PTT글로벌케미컬 오하이오 에탄크래커 및 석유화학콤플렉스의 FEED 등이 있다.
한편, 삼성엔지어링은 저유가 기조 속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 시장과 브라운필드(Brown Field·개보수시장)의 공략을 적극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저유가 상황에선 투자비가 저렴하고 공기도 짧은 개보수 작업이 선호되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플랜트의 가동 연수 경과에 따른 유지보수 수요 또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