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내년 인터넷은행 출범을 앞두고 편의점 기능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전국에 2만6000개가 넘는 전국 최대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은행 점포를 대신하는 금융 거점으로써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은 현재 은행에서 이뤄지는 모든 금융 서비스를 온라인을 통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은행원과 고객이 직접 대면해 거래하는 방식이 획기적으로 바뀌는 것이다.
지난 2000년 인터넷은행을 먼저 도입한 일본의 경우 편의점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은행 업무를 안정적으로 지원하면서 관련 사업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
오프라인 은행 업무를 편의점이 일부 흡수하게 되었을 때 가장 큰 강점은 '접근성'과 '편의성'이다. 이는 기존 은행이 포괄하지 못한 금융 소외지역까지 그 서비스의 범위가 더욱 넓어짐을 뜻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한국편의점산업협회가 밝힌 국내 편의점 점포수는 울릉도와 백령도를 포함해 총 2만6020개로 우체국(우편취급점 포함) 3542개, 은행(영업점) 7433개 보다 월등히 많다.
최근 은행들의 4시 영업종료가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1년 365일 24시간 이용이 가능한 편의점의 경쟁력은 인터넷은행에서 주요한 스펙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CD/ATM기가 설치된 장소의 수가 월등하다. 고객 입장에서 10곳에 10대씩 설치되어 있는 것보다 100곳에 1대씩 설치되어 있는 것이 훨씬 더 편리하기 때문이다.
올해 인터넷은행 사업에 참여한 편의점 업체는 I뱅크 컨소시엄의 BGF리테일(CU)과 K뱅크 컨소시엄의 GS리테일(GS25) 2곳이다. 점포 수 및 CD/ATM기 규모 등에서 BGF리테일이 GS리테일보다 다소 앞선다.
CU(씨유)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은 지난 8월 업계 최초로 9000점을 달성하며 9월 말 기준으로 9042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있다. 반면 GS25(GS 리테일)는 8951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CD/ATM기에서도 CU는 약 1만개에 달하지만, GS25는 이보다 2000개가 적은 약 8000개에 불과하다.
또 BGF리테일은 자회사(BGF캐시넷)에 의해 CD/ATM기를 일괄 보유·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GS리테일은 다수의 자동화기기 업체들과 개별적인 계약 관계로 구성되어 있어 향후 서비스 개발 및 시스템 적용 등에 있어서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온라인상으로 모든 은행 업무가 이루어지면서 신속성과 편의성이 높아지겠지만 오프라인 채널의 지원이 없다면 고객 불편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가진 편의점이 인터넷은행이 가진 한계를 보완해 줄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