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백악관에서 오바마와 비공식 만찬

시진핑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이 현지시간 24일 백악관에서 만찬을 한 후 산책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해 백악관 블레어하우스(영빈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비공식 만찬을 함께 했다고 CCTV 등 중국매체들이 25일 전했다.

2박 3일간의 시애틀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내린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영접을 받으며 백악관으로 향했다. 앞서 워싱턴D.C.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맞아 바티칸기를 걸었던 백악관은 발빠르게 중국 국기로 바꿔달고 시 주석을 환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날로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과 백악관 공식만찬에 앞서 이날 저녁 먼저 시 주석과 만나 비공식 실무만찬을 함께 하며 다양한 의제를 조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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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니하오"(안녕하세요)라는 중국어 인사말로 시 주석을 환대한 뒤 저녁 식사를 차려놓은 블레어하우스로 안내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두 정상이 양복 차림에 넥타이를 풀고 식당으로 편안하게 걸어가면서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양국 정상은 이날 만찬에서 북한 핵문제와 기후변화 대응 등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담없는 주제부터 사이버 안보 논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국 경제 문제 등 민감한 갈등 현안까지 폭넓게 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날 공식 회담과 합동기자회견에 앞서 주요 의제들을 놓고 막판 사전조율에 나선 두 정상은 북핵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미·중 양국의 공조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합의했던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논의를 거쳐 25일 합동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감축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dpa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은 25일 오는 2017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을 도입해 온실가스 줄이기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을 발표키로 했다. 양국 정상은 중국의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포함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담은 공동 성명을 내놓을 전망이다. 아울러 두 나라가 2008년부터 논의 중인 양자 투자협정(BIT) 협상에 대해서도 진전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미 연방인사관리처 등에 대한 잇단 사이버 공격의 책임 공방,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주변국과의 갈등,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차별조치, 중국 내 인권 문제 등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는 과제도 산적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라는 공화당 대권주자들의 압박을 받고 있고, 시 주석도 자국 내 민족주의 정서가 강해지면서 쉽게 양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로이터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