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코스피가 중국 경기 악화에 따른 글로벌 증시 추락 여파로 1880선까지 밀렸다가 방어에 나선 기관에 힘입어 1910선을 되찾았다.
중국 증시가 낙폭을 줄이면서 약보합 수준으로 마감한 영향이 컸다. 그러나 미국 금리인상을 염두에 둔 외국인이 20일째 우리 증시에서 매도공세를 펴고 있어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날 코스피는 28.09포인트(1.47%) 내린 1886.14로 출발하며 단숨에 1900선이 붕괴됐다. '차이나 쇼크'로 간밤에 글로벌 증시가 줄줄이 추락한 탓이다.
중국이 전날 내놓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여파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45.41달러를 찍으며 하루 만에 7.7% 내렸다.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2.84%와 2.94% 떨어졌고, 독일(-2.38%), 영국(-3.03%)을 비롯한 유럽 주요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관이 코스피 추락을 막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651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기관이 전날 2785억원어치를 내다판 것을 제외하면 14거래일째 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00억원과 865억원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20거래일 연속 4조225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4% 이상 추락한 채 출발했다. 그러나 중국 증권사 50곳이 1000억 위안대 증시안정기금을 내놓기로 한 것을 비롯해 추가 부양책이 나온 덕에 지수는 낙폭을 0.20%까지 줄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 기아차(3.23%)와 현대차(3.41%)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모비스도 1.97% 오르면서 자동차업종 대표주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제일모직(2.06%)과 SK텔레콤(1.23%)도 상승했다. 반면 한국전력(-1.75%)과 삼성SDS(-1.56%), 포스코(-1.34%)는 내렸다.
코스닥은 5.08포인트(0.75%) 오른 678.02로 장을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17억원과 265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기관만 655억원어치를 팔았다.
미국 금리인상 이슈에 대한 결과가 나올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는 증시 출렁임이 계속될 전망이다. 9월 FOMC는 오는 16~17일 열린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 참여자는 미국 금리인상 자체보다는 그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 탓에 투자 방향을 못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유동성 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투자심리가 회복되면 시장 관심은 자연스럽게 기업 실적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