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의 집념, ‘커리어 그랜드슬램’ 완성했다[종합]

2015-08-0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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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여자오픈, 최종일 7타 줄이며 고진영에게 역전승…여자골프 사상 일곱째 위업…유소연·리디아 고 3위, 김효주 13위, 전인지 31위

박인비가 스코틀랜드 국기를 옆에 둔채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트로피를 높이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LET 홈페이지]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여자골프 사상 일곱째의 위업이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란 평생에 걸쳐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것을 말한다. 여자골프의 경우 메이저대회가 5개이나 그 가운데 4개 대회에서 우승하면 미국LPGA에서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것으로 인정해준다.

박인비는 2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리조트 에일사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LPGA투어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00만달러) 최종일 이글 1개와 버디 7개, 보기 2개를 묶어 7언더파를 몰아쳤다.

박인비는 4라운드합계 12언더파 276타(69·73·69·65)로 고진영(21·넵스)을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45만달러(약 5억2000만원)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처음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2013년에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LPGA챔피언십, US여자오픈을 휩쓸었고 이번에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컵까지 안으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 대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여자 선수는 루이스 서그스(1957년),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스터(이상 미국·1999년), 캐리 웹(호주·2001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2003년) 등 여섯 명이 있었다. 남자도 보비 존스(1930년), 진 사라센(1935년), 벤 호건(1953년), 게리 플레이어(1965년), 잭 니클로스(1966년), 타이거 우즈(2000년) 등 6명만 이 대기록을 세웠다.

박인비는 여자골프에서는 웹에 이어 둘째로 어린 나이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01년 LPGA챔피언십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할 당시 웹의 나이는 26세6개월3일이었다. 1988년 7월12일생인 박인비는 27세21일의 나이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박인비의 이 우승은 미LPGA투어에서 시즌 4승, 통산 16승째다. 그 가운데 메이저대회가 7승이다. 이는 잉스터, 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박인비는 남녀 골프를 통틀어 사상 셋째로 이른 시간에 메이저대회 7승을 올렸다. 그보다 어린 나이에 메이저 7승을 거둔 선수는 우즈(26세3개월15일), 라이트(26세8개월1일) 뿐이다. ‘20세기 최고의 골퍼’ 니클로스도 박인비보다 늦은 27세4개월29일째에 메이저대회 7승을 기록했다.

박인비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올해 열린 미LPGA투어 20개 대회 가운데 12승을 기록, 역대 한 시즌 한국 국적선수 최다승 기록도 세웠다.

박인비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해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지만 진정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루려면 이 대회에서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7일 제주에서 열리는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즈’ 출전을 위해 귀국한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며 메이저대회 첫 우승 꿈을 부풀렸던 고진영은 합계 9언더파 279타로 2위를 차지했다. 유소연(하나금융그룹)과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고보경)는 합계 8언더파 280타로 3위에 올랐다. 올해 한·미·일 메이저대회를 석권한 전인지(하이트진로)는 합계 4오버파 292타로 공동 31위를 기록했다. 호주교포 신인 이민지(하나금융그룹)는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9위, 첫날 선두 김효주(롯데)는 1언더파 287타로 공동 13위, 이정민(비씨카드)은 1오버파 289타로 공동 21위를 차지했다.

고진영에게 3타 뒤진 공동 5위로 최종라운드에 임한 박인비는 7∼10번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고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고진영도 13번홀(파4)까지 3타를 줄이며 여전히 3타 앞서나갔다. 박인비는 올해도 우승 꿈을 이루지 못하는 듯했다. 박인비는 메이저대회 4연승에 도전했던 2013년과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린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대회 우승을 통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달성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박인비의 집념은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박인비는 짧은 파5인 14번홀(길이 449야드)에서 7m 거리의 이글 퍼트를 성공했고, 잠시 후 고진영이 13번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둘은 순식간에 공동선두가 됐다.

승부처는 16번홀(길이 372야드)이었다. 먼저 플레이한 박인비가 먼 버디퍼트를 넣고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면서 고진영을 압박했다. 뒤따라오던 고진영의 두 번째 샷은 그린앞 개울에 빠졌고 그는 보기 퍼트마저 실패하면서 박인비의 커리어 그랜드 슬램 은 사실상 확정됐다.

고진영은 “16번홀에서 생각이 많았고 긴장했다”고 털어놓았다. 고진영은 처음 출전한 해외 프로골프대회, 그것도 미LPGA투어 메이저대회에서 2위에 오름으로써 강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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