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한국 수출이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인 교역 부진과 수출 단가 하락 등으로 7개월 연속 감소하며 우려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경기둔화와 예상보다 저조한 미국의 경제성장, 그리스 사태로 인한 유럽연합(EU)의 경기회복 지연, 엔저를 앞세운 일본 수출의 적극적 시장점유율 확대 등 한국 수출을 가로막는 난제도 다양하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수출액은 466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줄었다. 전년 대비 올해 월별 수출액 규모는 7월 들어서도 좀처럼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월 0.9%, 2월 3.3%, 3월 4.3%, 4월 8.0% 줄어들었고 5월 들어서는 두자릿수인 10.9%로 뚝 떨어졌다. 6월 감소폭을 1.8%로 줄였으나 7월에는 다시 3.3%로 커졌다.
문제는 하반기에 들어서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 주요 경제연구원들은 올해 수출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져 연간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수출이 8.7%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고, 한국경제연구원은 5.7%, 산업연구원은 3.1%, 금융연구원은 2.8%, LG경제연구원은 0.9%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수출대상국의 성장세 둔화와 수출경쟁력 저하 등으로 하반기에도 수출이 부진할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7월20일까지 중국(-2.4%)을 비롯해 일본(-18.8%), 유럽연합(-14.3%) 등 거의 모든 주요 시장에서 수출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의 높은 대중수출 비중(25%)를 고려하면 그리스 사태, 엔저보다 중국의 경제전망 하향조정과 기술추격 등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중국의 연간 수입 증가율은 2010년 40%에 육박했지만 지속적으로 줄면서 지난해에는 1.1% 증가에 그쳤다. 올해는 수입 증감률이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1~5월 중국의 수입액은 635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나 줄었다.
또한 중국의 국내기업들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군으로 옮겨가면서 한국에서의 수입이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 등이 삼성과 경쟁하는 것이 단적인 예다.
전문가들은 수출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비가격 경쟁력(품질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엔화, 유로화의 과도한 평가 절하로 인한 수출 부진은 제품 경쟁력 차원에서 기술, 품질, 문화 등 비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극복해야 한다"며 "정부도 국내 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