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 대선 예비주자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갖췄지만 자금 구조는 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의 집계를 보면 지난달 30일까지 각 후보가 거둬들인 모금액 순위에서 젭 부시(공화당)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무려 1억1440만달러(약 1313억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1위를 차지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6310만달러(약 724억원)로 뒤를 이었다. 부시 전 지사가 거둬들인 자금의 절반이다.
문제는 ‘잘 나가는’ 주시 전 지사와 힐러리 전 장관의 정치자금이 대부분 ‘큰손’들에게서 나왔다는 것이다.
부시 전 지사는 전체 모금액 가운데 후보가 직접 거둬들인 돈은 1140만 달러에 불과하고 나머지 1억300만달러는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 등에서 거둬들였다. 부시 전 지사의 모금액 가운데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200달러 이하의 소액기부는 3.3%에 그친다. 반면 기부 한도인 2700달러를 꽉 채운 자금은 무려 81%나 된다.
힐러리 전 장관이 거둬들인 돈(4750만달러)은 외곽에서 모은 자금(1560만달러)보다 많다. 하지만 200달러 이하의 소액 기부는 19%로 전체 자금의 5분의 1도 안된다. 2700달러짜리 기부금은 62.9%를 차지한다.
2012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소액 기부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이 자금을 바탕으로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꺾을 수 있었다고 NYT는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금융중심지 월가도 부시 전 지사와 힐러리 전 장관에게 베팅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부시 전 지사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직원들로부터 14만5000달러를 쓸어담은 데 이어 다른 7개 대형 투자은행도 부시 전 지사에게 16만7000달러를 내놓았다는 것이다. 힐러리 전 장관 역시 미국 6대 은행의 직원들로부터 30만 달러를 거둬들였으며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임원들로부터는 8만8000달러를 기부받았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외곽단체의 지원 없이 전액 본인이 직접 거둬들였다. 특히 200달러 이하의 소액기부가 전체 모금액의 80.7%나 된다. 공화당의 크루즈, 루비오 상원의원은 지역사회가 아닌 외곽에서 거둬들인 돈이 더 많은 편이지만 200달러 이하의 소액기부가 각각 47%, 27.6%나 된다는 점에서 자금 구조가 튼튼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