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달만에 9800억 달하는 방위사업 비리 적발…전·현직 군 장성 포함 63명 기소

2015-07-1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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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TV]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방위사업 비리 척결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군과 검찰의 합동수사를 통해 1조원에 가까운 규모의 각종 비리 사업들이 적발됐고 전·현직 군 장성 10명을 포함해 총 63명이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리가 드러난 방위사업 규모는 모두 합쳐 9809억원이며 해군이 8402억원으로 가장 컸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21일 출범한 이후 7개월여 만이다.

합수단은 통영함·소해함 장비 납품비리와 해군 정보함 사업 비리, 공군전자전훈련장비 납품 사기, K-11 복합형 소총 납품 비리 등 육·해·공군 및 방위사업청 전반에 걸친 각종 사업 관련 비리를 적발해 총 63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해상 작전헬기 도입 비리 때문에 현역 신분으로 구속기소된 박모 해군 소장과 통영함 사건에 연루된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해군 호위함 납품 관련 수뢰 혐의가 드러난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 등 전·현직 장성 10명이 포함됐다.

예비역을 포함한 영관급 인사는 2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공무원은 6명, 일반인은 19명이 사법처리됐다. 재판에 넘겨진 63명 중 구속기소된 피고인은 47명에 달한다.

기소된 이들 중 전·현직 군인은 38명이다. 출신군별로는 해군이 28명으로 가장 많았고 공군 6명, 육군 4명 등이다.

죄명별로는 문서 위·변조(25건)와 재산범죄(23건), 뇌물(21건) 등이 주류를 이뤘고 군사기밀 관련 범죄(7건)나 알선수재(4) 등도 있었다.

비리가 드러난 방위사업 규모는 모두 합쳐 9809억원이다. 기관별 규모는 해군이 8402억원으로 가장 컸고 공군 1344억원, 육군 45억원, 방사청 18억원 등이다.

합수단은 비리가 장기간에 걸쳐 계획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잠수함 인수평가 관련 비리 사건의 경우, 2006년부터 불법행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합수단은 밝혔다.

합수단은 뇌물 등을 받은 피의자들에 대한 범죄수익 환수 작업도 진행 중이다. 추징 예정 금액은 21억2900여만원에 달한다.

정부를 상대로 공군전자전장비 납품사기를 벌인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에 대해서는 이 회장 소유의 서울 성북동 자택 등 부동산에 대해 113억원 상당의 가압류·가처분 등을 신청해 놨다.

합수단은 국내 방위사업 규모가 크게 성장했음에도 방사청이 군의 의사에 좌우되는 결정을 내리는 등 통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점이 고질적 방산비리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기무사 등 비리 예방기관의 활동이 미흡한 데다 비리에 직접 연루되는 경우도 있었고, 군의 폐쇄적 조직 문화 속에 예비역 군인들과 현역 군인 사이의 유착이 형성된 점도 비리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합수단은 검사 18명과 군검찰관 8명을 포함해 117명으로 구성돼 있다. 군의 비리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구성한 정부 합동수사단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수사당국은 방위사업청의 미흡한 감독 시스템, 예비역 군인들과 유착하기 쉬운 폐쇄적인 군 문화, 기무사 등 비리 예방기관의 기강 해이 등이 비리를 고착화했다고 지적했다.

군과 검찰은 활동 기한을 연장하고 방위사업 분야의 숨은 비리를 일소할 때까지 수사를 지속하기로 했다.

김기동 합수단장은 "방위사업 비리가 장기간에 걸쳐 누적된 구조적 비리라는 점이 확인된 만큼 적폐를 일소할 때까지 강력한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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