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협의회 "엘리엇에 맞설 경영권 방어책 필요"

2015-07-1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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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국내 상장사들이 투기성 헤지펀드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고 경영권 방어 수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제동을 걸면서 국내 기업의 경영권 위험이 노출됐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15일 코스닥협회와 공동으로 '공정한 경영권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상장사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에는 "상장회사들이 시장에서 자유로운 주식거래로 상시적인 경영권 위험에 놓이게 되어 경영권 방어수단의 활용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우리나라 인수합병(M&A) 법제가 공격자에겐 한 없이 유리하고 방어자에겐 불리해 불공정하다는 지적이다. 기존 헤지펀드와 국내 대기업 간 갈등 사례를 들면서 국내 기업이 M&A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상장사협의회는 "2003년 SK에 대한 소버린의 공격을 시작으로 KT&G에 대한 칼아이칸의 공격 등 국내 기업에 대한 투기성 헤지펀드의 공격이 계속돼 왔다"며 "현재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그룹마저 공격을 당해 1800개 상장사 모두가 거대한 투기성 헤지펀드의 적대적 M&A 위험 놓여진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투기성 헤지펀드는 단기간에 이익을 최대로 끌어내기 위해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행동을 한다고 지적했다. 상장사협의회는 "헤지펀드가 과도한 구조조정 요구, 유상감자나 비정상적인 고배당 요구를 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소액주주의 피해와 거액의 국부유출 폐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협의회는 "SK와 KT&G의 경우 수천억원의 국부유출이 있었으며, 최근 엘리엇이 삼성물산 보유 주식의 현물배당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 필)이나 차등의결권제도 같은 제도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협의회는 "경영권 방어법제의 공정성 확보를 통해 기업이 안정된 경영권 기반 하에서 정상적인 기업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호소문 발표장에는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구용 회장, 코스닥협회 신경철 회장을 비롯해 대덕전자 김영재 회장, 샘표식품 박진선 대표, 이랜텍 이세용 대표, 코디에스 박찬중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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