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증시가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다 4000선 마저 무너졌다. 중국 당국이 야심찬 '증시살리기' 긴급처방책을 내놨음에도 급락세를 잡아 세우지 못했다. 마진거래 규모가 감소한 가운데 중국 당국의 정책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꺼져버린 투심을 되살리기는 역부족이었다.
2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0.93포인트(3.48%) 내린 3912.77로 장을 마감했다. 선전종합지수는 마지막 거래일보다 130.32포인트(5.55%) 하락한 2215.81을, 선전성분지수는 마지막 거래일보다 726.63인트(5.32%) 밀린 12924.19로 장을 마쳤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촹예반(創業板·차스닥)은 110.09포인트(3.99%) 하락해 2649.32를 기록했다.
이로써 상하이지수는 지난달 12일 연고점(5166.35)에서 24%나 급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연고점 당시와 비교했을 때 2조4000억 달러(약 2695조원)가 증발했다고 분석했다.
상하이 증시 거래액은 7360억700만 위안을, 선전 성분 증시 거래액은 5522억6700만 위안을 기록해 모두 전 거래일 대비 하락했다. 두 증시의 총 거래액은 1조2882억74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최근 들어 중국 금융 당국이 패닉 상태에 빠진 증시를 살리기 위해 연일 증시 부양책을 꺼내들고 있으나 증시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는 실패했다.
지난달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 인하한 것을 시작으로, 단기자금시장에 돈을 풀고 신규 기업공개(IPO)를 일시 중단하는 파격적 조치를 내놨다.
이어 전날인 1일에는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증권회사 융자(融資)·융권(融券)업무 관리방법'이라는 긴급 대책을 꺼내들었다. 신용규제를 완화하고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는 것이 이 방안의 골자다.
앞서 증감회는 증시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 점을 고려해 신용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으나 지수 하락세가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자 신용규제를 다시 완화하게 됐다. 중국 당국의 이같은 조치에 중국증시는 장 초반 반짝 효과를 내는 듯 했으나 오후들어 쏟아지는 매물에 결국 하락마감했다.
종목별로는 은행을 제외한 대다수 종목이 무더기로 폭락했다. 대표적으로 국유기업개혁, 스포츠, 일용화학공업, 선박제조 관련주가 9% 이상 급락했다. 전력, 항공제조, 부동산, 전기설비, 항공군사공업, 징진지 테마주가 8%가 넘는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