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 강석호 제1사무부총장이 16일 김무성 대표에게 당직 사표를 내며 전한 충정(?)의 말이다. 이들의 사퇴는 ‘김무성 대표 체제 2기’ 출범의 포문을 연 동시에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당직 전쟁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는 총선 체제로 가야하고 분위기 쇄신을 위해 당직을 개편했으면 한다"면서 "(김무성) 대표가 오늘 정식 건의를 받아들여 사표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강 사무부총장도 사퇴의 변을 통해 "내년 총선이 새누리당으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총선을 위해 비영남권에 거주하는 분들이 당직을 맡아 총선을 끌어간다면 당이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충정의 마음으로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7월 중 당 사무총장단을 비롯해 대변인단과 본부장급 등 김 대표가 선임할 수 있는 모든 당직자들이 교체될 전망이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7월 말께 미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어, 그 전까진 당직 개편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장 유력한 시점은 오는 7월 15일 취임 1주년 즈음으로 점쳐진다. 김 대표는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는 가운데 6월 임시국회를 마무리한 뒤, 새로운 당직 인선을 꾸려 본격적인 차기 총선 준비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무성 2기 체제는 친박(친박근혜계), 비박(비박근혜계) 구분없이 '탕평 인사'로 꾸려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연금 개혁, 국회법 개정안 등 안그래도 껄끄러운 당청관계를 더 악화시켜 자당이 '공멸'하는 대신 '화합'을 명분으로, 주요 당직에 친박 인사를 대거 등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의 칼자루를 쥐고 공천부터 선거까지 총괄할 사무총장에는 수도권 의원이 유력하다. 새누리당이 매번 선거 때마다 고전했던 수도권에서의 총선 승리를 위해선 수도권 출신 의원에게 사무총장을 맡기는 것이 선거 전략상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이 사무총장도 사퇴 전 이같은 생각을 김 대표에게 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은 진영·한선교 의원 등 수도권 3선급이지만, 김 대표는 수도권 재선 의원에게 사무총장을 맡기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1사무부총장 역시 수도권 재선 의원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 비서실장엔 김 대표와 가까운 인물이 거론되는 가운데 계파별 안배로 '탕평 인사'를 할 경우 친박 핵심인 김재원 의원의 깜짝 인선도 점쳐진다.
당 대변인엔 신의진·정용기 의원 등이 회자되고 있는 가운데,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지역 안배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무성 대표는 당직 인선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한 것과 관련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 생각과 무관하게 언론에서 인사발령을 다 내버리느냐. 아직 그럴 단계도 아니고 시간도 남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당직개편은 내 마음(권한)이다. 내가 결정해서 발표를 하겠다"고 어느 정도 인선 윤곽이 잡혔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