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천 기자 =죽은 아내를 찾아 분당 서현지구대를 찾아온 82세 알츠하이버명 영국인의 소식이 화제다.
지난 15일 오전 11시20분께 영국인 G씨가 “아침에 일어났더니 아내가 갑자기 사라져 보이지 않는다”면서 분당경찰서 서현지구대로 도움을 요청했다.
G씨가 치매증상을 보임에 따라, 이 경사 등은 아내의 행적을 찾기 위해 G씨의 주거지를 방문, 소지품 등을 확인하던 중 G씨가 아내에게 쓴 편지를 발견하게 됐다.
편지에는 “I cannot live without my YUMEE, She was the best wife and person in the world. I go to join her in heaven”라고 적혀 있었고, 이 경사와 백 경장은 편지 내용으로 미뤄 이미 아내가 세상을 떠났음에도 G씨가 치매로 인해 아내의 사망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관내 지자체와 장례식장에서 아내의 사망여부를 확인한 바, G씨의 아내는 지난달 25일 이미 사망해 분당소재 A병원에서 장례식까지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에서 교사로 근무했던 G씨는 은퇴후 한국인 아내와 전 세계를 여행하다 4~5년전 한국에 정착, 함께 살아오던 중 알츠하이머병에 걸렸고, 얼마 전 아내가 사망했음에도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 채 지구대에 도움을 요청했던 것이었다.
집안에서 발견된 편지는 G씨가 잠시 기억이 돌아왔을 때 하늘에 있는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썼던 것으로, 이 경사와 백 경장이 아내의 사망 사실을 알리며 G씨가 쓴 편지를 건네주자 G씨는 그제서야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아내의 사망사실을 받아들였다.
서현지구대 백승호 경사는 “알츠하이머로 인하여 사랑하는 아내의 사망사실 조차 잊어버린 채 아내를 애타게 찾는 G씨의 모습에 영화 ‘내 머릿속 지우개’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가 떠올랐다”면서 “G씨에게 아내의 사망사실을 전할때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