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대세인 단색화가 대거 쏟아졌다. 양사의 경매규모는 추정가만 총 215억원을 웃돈다. 특히 서울옥션은 이번 경매에 문화재급 고미술품을 내놓아 낙찰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국내 양대 경매사의 홍콩에서의 격돌은 처음이다. 2008년부터 서울옥션이 홍콩에서 독보적으로 경매를 진행해오다 8년만에 K옥션이 가세했다. 지난 3월 홍콩시장에 첫 진출한 K옥션은 89% 낙찰률로 자신감을 키웠다. 피카소의 작품이 경매에서 1억7930만달러(1967억원)에 팔리는 등 최근 국제 미술시장에 활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아시아 ‘큰손’ 컬렉터들이 한국 미술품에 ‘입질’을 할지 주목된다.
출품된 고미술품은 일본,미국 등 해외에서 소장됐던 것이다. 80년만에 조선시대 도자기 ‘백자청화송하인물위기문호’(白磁靑畵松下人物圍碁紋壺)가 추정가 9억8000만∼14억원에 나온다. 서울옥션은 “1939년 문명상회 이희섭이 조선총독부 후원을 받아 개최한 한국 고미술 전람회에 출품됐던 유물"이라며 “문명상회가 일본으로 반출한 문화재는 전람회에 진열한 것만 1만4516점 정도로 파악되는데, 이 도자기는 당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제주실경을 그린 제주실경 12폭이 추정가 3억에서 5억원에 경매한다. 조선 초기 백자기술의 우수함을 잘 보여주는 도자기 '백자유개호'는 추정가 추정가 2억 1000만~3억 5000만원에 오른다.
서울옥션이 고미술품을 처음으로 홍콩에서 진행할수 있는 건 크리스티 뉴욕이 최근 한국 고미술파트를 없애면서 가능해졌다. 서울옥션 이옥경 부회장은 "이때문에 해외에 있는 한국 고미술품 소장자들이 작품 판매를 할 수 있는 경로가 없어져 의뢰가 들어오고 있다"며 "이번 경매는 해외에서 소장하고 있는 한국 고미술품이 국내로 환수되는 효과는 물론 한국 미술의 가치를 해외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옥션은 이날 고미술품외에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정상화, 박서보, 윤형근 등의 단색화 작품 50여점도 경매에 올린다. 근현대 미술품 최고 추정가는 김환기의 뉴욕 초기작 'Dawn #3'로 시작가 7억원에 나왔다. (02)2075-4434
◆K옥션=31일 오후 1시 그랜드하얏트 호텔 11층 풀하우스에서 제2회 홍콩 경매를 연다.
한국 단색화에 집중된 관심의 외연을 넓히고자 박수근 김환기 작품을 대표작으로 내세웠다. 90여점(150억원) 중 최고가는 박수근의 ‘목련’으로 추정가 15억∼25억원이다. 만개한 백목련을 화면 가득 채운 '목련'은 물감 덩어리가 그대로 캔버스에 얹혀져가까이에서 보면 전혀 형태를 파악할 수 없다. 거친 화강암의 질감으로 느껴지는 독특한 마티에르가 압권이다. K옥션은 "소박하면서도 건강함과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박수근의 전형적인 특징과 한국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수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 김환기의 1969년 작품 '무제'는 7억∼12억원에 나온다. 전통예술과 새로운 현대미술의 흐름을 생생하게 접하며 김환기만의 독특한 추상세계를 탄생시킨 뉴욕 시대 작품이다. 점과 선만의 완전한 추상으로 작품화면이 변하게 전의 작품으로, 화면 가득 푸른색을 띠고 있어 김환기가 그리워한 고국의 하늘과 바다와 그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박서보, 정상화, 하종현, 윤형근의 단색화는 80호 이상 대작 13점이 출품됐다. 박서보의 후기 묘법 시대 작품인
프리뷰는 24일까지 서울 강남 신사동 K옥션 전시장에서, 홍콩에서의 프리뷰는 28일부터 31일까지 홍콩 르네상스 하버뷰 호텔 메자닌층에서 열린다. 한편 K옥션은 홍콩 경매와 같은 시기에 프리뷰가 예정됐던 국내 여름 경매는 일정기간 연기한다. (02)3479-8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