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은 이날 오후 업무용 비행기 편으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출국했다.
정 부회장의 러시아 방문은 올해 처음으로 루블화 폭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지 시장을 긴급 점검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에 연산 20만대 규모 자동차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매출은 2조38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89.2% 급감한 224억원이다.
러시아는 쌍용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 업체들도 루블화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감소로 현지 수출을 중단하는 등 침체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GM이 러시아 공장 문을 닫고 닛산이 일시적으로 조업을 중단하는 등 글로벌 업체들도 러시아 생산을 중단했다.
현대차 역시 러시아 현지 수익성 감소 리스크가 있지만 판매 물량을 유지하는 등 정공법을 택하고 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시장이 어려울 때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환율이 안정됐을 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중장기 목적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의 러시아 방문 역시 위기에 대응력을 높여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현대차의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현대차 러시아법인은 2년 연속 '가장 사랑받는 대중차 브랜드'로 선정되는 등 현지 인지도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현대차 쏠라리스는 4년 연속 소형차급에서 ‘러시아 올해의 차’를 수상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환율위기에도 생산량을 꾸준히 유지해 러시아 소비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전했다.